中 충고는 비아냥? “코로나19 대응, 배울 점도 있어”

[사진=JV_LJS/gettyimagesbank]
코로나19에 대한 국내 대처능력은 현재 몇 점일까?

역학조사 결과의 투명성이나 진단검사 속도 등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반면, 늘어나는 환자를 위한 병상 확보나 중증도에 따른 치료 우선순위 체계, 의료진 보호구 완비 등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최근 중국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비판을 가하며 코로나19 진원지가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환자 증가세가 주춤한 현재의 중국 상황에서 배워야 할 점은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보다 ‘공격적인’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유행이 시작된 발원지인 우한시를 엄격하게 봉쇄하고, 최근에는 심지어 한국발 입국자를 격리시키기도 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한 덕분에 코로나19 전파가 많이 지연되고 있다는 평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유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음압 병상이 모자란 상황에 대한 대안이 부족하고, 인공호흡기나 마스크 등도 부족하며, 격리 방식에도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 음압 병상 모자라…환자 치료 우선순위 정해야

음압 병상은 코로나19 환자만 쓰는 게 아닌 만큼, 그 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환자 전원이 음압격리병상을 이용할 수 없는 만큼 중국의 진료 우선순위 체계를 이용해야 한다는 게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의 조언이다.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역학조사를 아무리 잘해도 환자수가 계속 늘고 사망자가 많으면 의미가 없다”며 “치료 시설이 부족한 만큼 세심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먼저 치료할 수 있도록 분류 체계를 수립하는 것 우선”이라고 말했다.

위중한 환자를 우선순위로 두는 중증도 분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 고령자, 만성병 환자, 젊지만 호흡곤란이 심한 사람 등부터 순차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보건당국에 의하면 코로나19 환자의 3%는 위중, 16%는 중증, 80%는 경증이다. 이러한 분류체계에 따르는 환자의 3%가 우선적으로 음압격리병상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 국내 전국 음압병실은 793개, 병상은 다인실 포함 1077개다. 여기에 위중한 환자들을 집중 배치해야 사망 환자를 줄일 수 있다.

16%의 중증 환자는 음압병실은 아니지만 1인실 격리가 필요하다. 김우주 교수는 “중증 환자는 폐렴이 심하고 호흡곤란이 있어 산소치료가 필요하다”며 “바이러스도 많이 배출돼 1인실 격리가 권장된다”고 말했다. 음압병실이 부족한 만큼 이동형 음압기를 활용하고, 종합병원, 시립병원, 의료원 등의 병실을 일부 비워 이들을 격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경증 환자는 임시병원 시설을 마련해 머무르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경증환자, 자가격리는 위험…임시병원 마련해야

경증 환자는 현재 자가 격리 형태로 집에 머물고 있는데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우주 교수는 “환자의 상태가 나빠져 중증이나 위중에 이를 수도 있다”며 “집에 있어선 안 되고 체육관에 임시병원을 만들거나 전시장, 수련원 등을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시병원은 각 침상을 2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배열하고 칸막이를 설치하면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증상이 비특이적인 편이기 때문에 경증으로 분류된 환자도 사실 중증에 이른 상태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자가 격리보다는 의사들이 상주한 임시병원에서의 돌봄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중증에 이르렀을 때 재빨리 큰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어야 감염이 크게 번지지 않는다.

이처럼 환자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고, 병원을 확보하고, 병상을 배치하는 등의 시스템을 갖춰야 코로나19 전파를 축소하고, 위중 환자가 사망에 이를 확률도 줄일 수 있다. 신천지 교회 등에 대한 역학조사도 중요하지만, 중증도를 분류해 적재적소에 치료를 시행해야 2차, 3차 감염을 막고 대유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는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며 “중국의 공격적인 통제 치료의 노하우를 우리 시스템에 녹여 환자 증가와 병상 수 부족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맵=이동훈님 제공]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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