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1차 방역 실패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 박홍준 부회장, 방상혁 상근부회장 등은 18일 제6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 근거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대비 전략에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29~31번째 환자는 감염경로가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의협은 이는 전형적인 지역사회감염 사례로 의심된다는 우려를 표했다. 최대집 회장은 “1주일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지역으로 우리나라를 포함시켰다”며 “확진자 12명은 확진 환자의 지인이나 접촉자에 의한 2차감염이고, 5명은 2차감염자와 접촉한 3차감염이며 여기에 외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어디에서 감염됐는지도 알 수 없는 세 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역사회감염 확산의 근거가 점점 쌓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염지역 여행이나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와 무관한 감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냉정하게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이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사례정의에 따라 소수의 의심환자를 보건소 및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의료기관으로 안내·유도해왔던 지금까지의 전략에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몇 가지 권고 사항을 전달했다.

우선, 보건소와 선별진료소 설치 의료기관 외에도 지역사회감염 확산 국면에서 최전선이 될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민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상급종합병원보다 인력, 장비, 각종 자원 활용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확한 현황 파악을 통한 효율적인 민관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는 중국 전역의 입국 제한 조치다. 중국 후베이성이 폐렴 소견만으로 코로나19 감염증을 확진하는 새로운 기준을 추가한 것은 중국 상황이 현재 매우 심각하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는 지금이 입국 제한을 통해 위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

의협은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을 상기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심각한 위협 가능성이 있다면 과학적으로 확실치 않더라도 충분한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새로운 질병이라는 점에서, 현재 알고 있는 정보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최대집 회장은 “최대 2주를 예상했던 잠복기, 희박하다고 예상했던 공기전파 가능성, 무증상 상태의 전염성, 이 모든 것이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나친 대응보다 낙관하거나 방심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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