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두근거림, 답답함…뇌경색증 부르는 심방세동

[사진=SIphotography/gettyimagesbank]
평소 건강했던 A씨, 갑자기 말이 안 나오고 의식이 흐려졌다. 오른쪽 팔다리도 움직이지 않아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다. 원인은 급성뇌경색증.

그런데 MRI 촬영 결과, A씨의 뇌혈관은 막힌 혈관 외에는 동맥경화증 하나 없이 깨끗했다. 목 혈관과 대동맥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어떻게 A 씨는 뇌경색증에 이르게 됐을까?

뇌경색증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한 뇌조직이 괴사되어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질환이다. 보통은 뇌혈관 자체의 동맥경화증에 의해 혈관이 막히지만 일부에서는 혈전이나 동맥경화반이 떨어져 날아와 혈관을 막기도 한다. 멀리 심장 안에서 생긴 혈전이나 덩어리가 뇌혈관을 막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심방세동’에 의한 급성뇌경색증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부정맥 전문의 진은선 교수와 함께 뇌경색증을 부르는 부정맥인 심방세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빨리 뛰는 맥박, 두근거림 나타나지만…진단 쉽지 않아

심방세동은 심방이 규칙적으로 수축하는 것이 아니라 가늘게 떨리는 운동(세동)만 하는 질환이다. 심방이 제대로 뛰지 못하면 혈액 순환이 힘들어지고, 심방 내에 혈액이 고이면서 혈전 덩어리가 생길 수 있으며, 심장 안에 생긴 혈전은 언제든 대동맥을 타고 뇌혈관으로 흘러갈 수 있다. 뇌경색증, 뇌졸중, 심부전 등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심장이 갑자기 불규칙하게 뛰는 등 위험인자를 빨리 파악하고 관리해야 한다.

심방세동의 가장 주된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과 답답함이다.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심장의 기능저하로 호흡곤란이나 어지러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별한 증상 없이 뇌경색증이 발생해 바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의심 증상이 있을 땐 부정맥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은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만은 않다. 진은선 교수는 “특히 발작성 심방세동은 1년에 몇 차례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드물게 발생하는 심방세동이라도 수 시간 지속되면 뇌경색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증상을 무시하고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약물치료가 우선…음주 삼가야

급성뇌경색증은 원인을 찾는 다양한 검사가 진행된다. 심장초음파나 24시간 연속심전도검사를 실시하고, 특이 소견이 없을 땐 몇 차례 반복 검사를 할 수 있다. 드물게 발생하는 심방세동의 경우, 여러 검사에서도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이때는 이식형 심전도 기록장치(Loop recoder)를 삽입해 심전도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게 된다. 작은 칩처럼 생긴 이식형 심전도 기록장치를 심장 부위 피부 아래에 삽입해 2~3년간 기록하며 알아본다. 진은선 교수는 “기계 크기는 길이가 약 5CM, 너비가 약 5-6mm 정도로 아주 가늘고 작다”며 “피부를 1cm 정도만 살짝 절개하고 삽입하는데 시술 시간은 보통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지만 숨겨진 부정맥의 진단이 가능하므로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있는 발작성 심방세동에 대해서는 맥박을 정상으로 유지시키는 항부정맥 약물치료를 하고,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 시술을 진행한다. 심장에 전극을 넣고 심방세동의 원인이 되는 부분을 고주파 에너지로 지져 없애는 고주파 도자절제술은 심방세동의 시술적 치료에서 가장 핵심적인 방법이다. 최근에는 냉동에너지를 적용한 풍선을 이용한 절제술도 행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레이저를 이용한 풍선 절제술 등이 개발되는 등, 심방세동의 시술적 치료 방법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심방세동을 예방하는 음식이나 운동은 없다. 다만 대표적으로 심방세동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음식, 치료 중 조심해야 할 것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피해야 하는 음식은 ‘술’이다. 특히 한 번에 많이 마시는 폭음이 나쁘다.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는 사람은 이러한 음료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역기를 드는 등 흉곽에 무리한 힘을 주는 운동은 부정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혈관계 건강을 위해서는 무리한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가볍게 뛰거나 빠른 걸음으로 걷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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