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졌다 또 생기길 반복하는 입속 염증 원인은?

[사진=Deagreez/gettyimagesbank]
반복적으로 입안이 헐고, 성기 주위에 궤양이 생기거나 한 번 생긴 상처가 오래간다면 원인 불명의 염증성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이를 ‘베체트병’이라 한다. 이 같은 증상들은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고,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구강 궤양 증세가 약 80%로 가장 흔하다. 외음부 궤양 또한 병이 진행되면서 흔히 나타나고, 결절성 홍반양 병변, 구진농포성 발진, 여드름양 병변, 피부궤양, 혈전성 정맥염 등의 다양한 피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베체트병은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혈관염의 일종이기 때문에 피부뿐만 아니라 혈관이 지나는 곳 어디든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대장을 포함한 장관에 염증과 궤양을 일으켜 설사나 혈변 등이 발생하기도 하고, 뇌동맥류를 동반하기도 하는데 동맥류가 파열되면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눈에 포도막염이 생겨 심각해지면 실명에 이르기도 하고, 관절을 침범하면 관절염이 생기기도 한다.

서양보단 동양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국내 2만 명 이하의 유병률을 보이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면역계 이상이 발생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HLA-B51이라는 유전자가 베체트병 환자의 50~60%에서 발견돼 이 유전자가 질병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체트병 진단은 1년에 3회 이상 구강궤양, 외음부 궤양, 특징적인 피부병변, 포도막염, 초과민성 반응 여부 확인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혈액검사는 염증의 활성 정도를 파악하거나 합병증 여부를 알아내는 검사로 활용된다. 앞서 열거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고, 검사에서 이런 증상들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나 다른 특별한 질환이 없을 때 베체트병으로 진단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재현 교수는 “베체트병은 자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경과를 보여 완치는 어렵지만 조절할 수 있고 치료도 가능한 병”이라며 “무엇보다 피로나 과로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니 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에 따라 콜키신을 포함한 스테로이드제, 면역 억제제 등을 사용하는데 꾸준히 치료 받으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안 될 정도로 좋아질 수 있다”며 “하지만 눈이나 장, 뇌혈관 등이 침범된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 장천공, 뇌출혈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체트병은 조절과 치료가 가능한 병인 만큼 특히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일찌감치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히 대처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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