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치료, 한번 시작하면 계속해야 된다는데…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필자는 주말이면 더우나 추우나 한 손에는 고양이 사료를 담은 백을, 다른 한 손에는 물을 담은 주전자를 들고 아파트를 나선다. 아파트에 같이 사는 길냥이 밥을 챙겨주기 위해서 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20여 년이 되었다. 길냥이 밥 챙겨주는 일은 한번 시작하면 계속해야 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고서는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밥을 주다가 중단하면 여기에 익숙한 길냥이들이 버티지 못한다고 한다. 언젠가 넘어져서 무릎을 다쳤을 때도 거르지 않았다.

당뇨병 환자 중에는 인슐린을 꼭 맞아야 하는 환자가 있다. 이들 중 일부에서는 인슐린은 한번 맞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계속 맞아야 한다고 하면서 인슐린 맞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환자가 있다. 옳지 않은 생각이다. 즉 환자들 대부분에 해당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과 관련해서 인슐린 분비능은 가지고 있는 환자이기 때문에 당뇨약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할 수 있고 인슐린 민감도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당 조절 상태에 따라 인슐린을 맞다가도 경구약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단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인슐린 생산 능력이 거의 없는 상태이고 앞으로도 이 상태가 유지될 것이므로 평생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것은 맞다. 그런데 이때에도 평생 인슐린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인슐린을 처음에 맞았기 때문은 아니고 원래 병 자체가 인슐린이 없는 병이어서 이다.

혈압약도 마찬가지이다. 혈압약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혈압약을 복용하여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우 저염식이를 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체중을 줄이는 노력을 병행하면 혈압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 단 중단 후에는 이럴 경우 혈압이 바로 상승할 수도 있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 상승할 수도 있는데 혈압 상승 여부를 잘 관찰하여 적절히 대처하여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에도 콩팥병이 진행되어 말기신부전 상태에 도달하면 투석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투석치료를 시작하여야 되는 시점에서도 투석치료는 한번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고 하면서 투석을 안 할 수는 없는지 사정을 하거나 투석은 절대로 안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분들이 종종 있다. 말기신부전 상태에서는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으로는 더 버틸 수가 없기 때문에 투석을 해야 하는 것이지 투석을 한번 시작했기 때문에 투석을 계속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투석은 할 시점이 되면 투석을 시작하여야 한다. 말기신부전 상태에서 투석을 하지 않을 경우 요독증 상황에서 우리 몸의 장기는 여러 합병증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나빠질 뿐이다.

당뇨병에서의 인슐린 치료, 고혈압 환자에서의 혈압약 복용, 말기신부전 환자에서의 투석 치료를 예로 들어 질병 치료에 있어 한번 시작했기 때문에 평생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 경우는 없다는 점과 그 이유를 설명드렸다. 우리 환자분들은 의료진의 권유를 잘 받아들여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치료를 받음으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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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

    환자를아껴주시는듯이 동물도 아껴주시는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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