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만 닦아도 혹시 코로나바이러스…병원 가야 하나?

[사진=ING alternative/gettyimagesbank]
“알레르기랑 비염이 있어서 평소 재채기가 자주 나요. 그런데 최근 여행을 갔다가 호텔 로비에서 재채기를 한 번 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보더라고요. 심지어 쏘아보는 사람도 있었어요.”

이처럼 최근 재채기를 하거나 흐르는 코를 닦을 때 주변 눈치가 보인다는 사람들이 많다. 공항이나 호텔 등 관광객이 많은 모이는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재채기만 해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를 의심하고 병원에 가야 할까?

최근 중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거나 신종코로나 유증상자 혹은 확진 환자와 가까이한 경험이 없다면 감기 증상만으로 지나치게 예민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평소 감기에 대처하듯 대응하면 된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에서는 가슴 통증, 호흡 곤란과 같은 폐렴 증상이 나타나거나 감기 증상이 생각 이상으로 오래 지속되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협적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염성은 사스(SARS)보다 강하지만, 치사율은 사스의 4분의 1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 정도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데이터를 집계하고, 확산되는 추이도 계속 확인하면서 감염자 수가 생각 이상으로 많거나 빠르게 늘어난다면 그때는 치사율이 높지 않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치사율이 낮아도 감염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 사망자의 절대 수치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가 매년 듣고 경험해 그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계절 독감’은 치사율이 1% 미만이지만, 절대적인 감염자 수가 많아 매년 전 세계적으로 40만 명 전후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는 170명으로 매년 발생하는 독감 사망자수에 크게 못 미치는 상태지만, 감염자수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독감의 또 다른 차이는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이 없다는 점이다. 건강하고 젊은 성인은 위생 수칙만 잘 지킨다면 대체로 큰 문제없이 우한 폐렴을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백신이 없다는 의미는 감염증에 약한 노약자나 호흡기관 혹은 면역기능 등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평소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등의 병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약하거나 나이 든 사람은 평소보다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등 위생 관리에 더욱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 사태로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거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는 없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간의 전염성이 확인된 만큼 평소 독감에 취약한 계층이라면 현재 보이고 있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혹시 다른 원인에 의해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닌지 병원 검사를 통해 한 번 확인해보는 것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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