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 이튿날 밀려오는 우울감 대처법

[사진=AND-ONE/gettyimagebank]
숙취 후 불안, 영어권에서는 숙취(hangover)와 불안(anxiety)을 합쳐 ‘행자이어티(Hanxiety)’라는 신조어를 쓴다.

과음 후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는 숙취를 육체적인 증상이라고 한다면, ‘숙취 불안’은 술이 깨면서 불안감 혹은 우울감이 몰려오는 심리적인 증상이다.

미국 ‘위민스 헬스’가 숙취 불안의 원인과 대처법을 전문가에게 들었다.

국가 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NIAAA)의 조지 쿱 박사는 “술을 마시면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지만, 술이 깰 때 신체는 반대 과정을 겪는다”면서 “두통, 피로감과 함께 불안, 우울이 몰려온다”고 설명했다.

주당들의 중추신경계는 술을 마시는 상태에 맞춰져 있다. 알코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두뇌는 혼란 상태가 되면서 신경계는 흥분하고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호르몬의 영향도 있다. 술을 마실 때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기분을 들뜨게 만들지만, 술이 깰 때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숙취 후 불안을 느끼는 데는 심리적인 요인도 한몫한다. ‘어제 부장님한테 내가 뭐라고 한 거지?’, ‘왜 전 여(남)친과 통화기록이 핸드폰에 남아있는 거지?’ 등 지난밤 술김에 저질렀던 일들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블랙아웃’은 불안을 넘어 공포까지 느끼게 한다.

어떡해야 숙취 불안을 겪지 않을까? 당연히도 술을 덜 마시거나, 아예 먹지 않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러나 불가피한 술자리도 있다. 우선 자신의 알코올 내성(즉, 주량)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음주 습관을 지녀야 한다. 속도를 조절하고, 취약한 주종은 피하는 게 좋다. 사람에 따라 ‘쥐약’이라고 느끼는 주종이 있다. 위스키 등 독주에 약하거나, 와인이나 막걸리가 힘들거나, 폭탄주가 ‘쥐약’인 사람도 있다.

음주 중간중간 물을 충분히 마시고, 과일이나 채소 등 건강한 안주를 곁들이라는 충고는 숙취 예방법과 다를 게 없다.

그럼에도 결국 과음을 했다면? 숙취 불안을 덜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트랙을 뛰거나, 체육관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동네를 산책하거나, 실내 자전거를 타는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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