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재하는 이유…우주와 우리의 ‘빅 히스토리’

우주는 처음 어떻게 시작됐을까? 최초의 생명은 또 어떻게 탄생했을까? 지구 밖에도 생명이 있을까?

이 모든 질문의 답은 ‘빅 히스토리’에 있다는 게 빅히스토리협회 설립자 신시아 브라운의 설명이다. 빅뱅부터 현재까지의 우주와 인류 역사를 하나의 지식 틀로 통합한 빅 히스토리는 우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방대한 시공간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지도다.

세계화, 인공지능, 생명공학, 인류세 등으로 대표되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빅 히스토리를 통해 세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발견하고 나아갈 길을 탐색할 수 있다. 『세상이 궁금할 때 빅 히스토리』(지은이: 신시아 브라운, 옮긴이: 이근영)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우주의 여덟 가지 임계국면은 우주와 인류의 역사를 이해하는 확실한 구심점이 된다.

기원 이야기(origin story)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인간의 궁금증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탄생한 기원 이야기들은 우주와 인간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미래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나’는 왜 세상에 존재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을 내놓았다. 빅 히스토리(big history) 역시 우주의 역사와 인간의 존재 의미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기원 이야기다.

하지만 다른 기원 이야기들과 달리 빅 히스토리의 기원 이야기는 과학적 방법으로 얻은 경험적 지식에 근거하고 있는 과학과 인문학의 결합 학문이다. 빅뱅과 함께 시공간이 펼쳐지고 은하와 별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천문학과 물리학이 설명한다. 별 속에서 핵융합으로 새로운 원소들이 생기고 이들이 결합해서 분자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할 때는 화학이 필요하다. 행성의 등장은 지질학, 생명의 탄생은 생물학, 인간의 등장 이후에는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철학, 사회학, 정치학과 같은 인문학의 도움을 받는다.

빅 히스토리는 이처럼 다양한 학문 지식들을 하나의 틀로 통합했다. 과거와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이 지도는 인공지능, 생명공학 등 그 영향을 예측하기 힘든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생존이 위협받는 거대한 전환 시기에서 우리의 위치와 생존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빅 히스토리 연구자들은 우주의 역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나는 시기에 주목한다. 신시아 브라운은 이러한 시기를 임계국면(thresholds)이라 불렀는데, △빅뱅 △별과 은하의 탄생 △무거운 화학 원소의 등장 △태양계의 탄생 △생명의 탄생 △호모사피엔스의 등장 △농업의 탄생 △산업화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저자는 완전히 새롭고 복잡한 무언가가 나타나는 것, 즉 ‘창발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특정 조건이 만족됐을 때 창발성이 발생한다고 보고, 각 임계국면에서 창발성을 가능케 한 조건들을 탐구했다.

그리고 인간은 임계국면을 일으키는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희박한 확률을 뚫고 탄생한 존재라 말한다. 우리의 탄생은 매우 놀랍고 기쁜 일이라는 것이다. 임계국면 한 단계라도 어긋났다면 우리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주의 모든 변화와 연결된 존재이며 결코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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