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사람은 왜 슬픈 노래를 좋아할까?

[사진=rogistok/shutterstock]
우울한 사람들은 밝은 음악보다 슬픈 음악을 찾는 빈도가 높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즐겁고 유쾌할 때도 슬픈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울적해질 수 있다. 그런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에 의하면 우울한 사람들이 오히려 슬픔 음악이나 슬픔 이미지들을 더 자주 찾아 듣거나 보는 경향이 있다. 의도적으로 자신의 시무룩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감정저널(Journal Emotion)에 실린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우울한 사람들은 그들의 감정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해 슬픔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다. 슬픈 음악이 마음을 침착하고 차분하게 혹은 오히려 기분 좋게 만들기 때문에 찾는 경향이 있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연구진은 우울증 진단을 받은 여대생 38명과 우울증이 없는 여대생 38명을 대상으로 이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30초 길이의 슬픔 음악, 즐거운 음악, 중립적인 음악 등 30곡을 들려주고, 어떤 음악을 다시 듣고 싶은지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선행 연구와 마찬가지로 우울한 실험참가자들이 슬픔 음악을 더 많이 선택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선택의 이유도 물었다. 그러자 우울증이 있는 학생의 다수가 슬픈 음악을 들을 때 마음이 누그러지고 편안해지며 위로를 받는 느낌을 받는다고 답했다.

슬픈 음악, 즐거운 음악, 두려움을 유도하는 음악 등 10초간의 영화 음악을 들려준 두 번째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우울한 상태의 실험참가자들은 대조군보다 슬픈 음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그리고 첫 번째 연구와 마찬가지로 실험참가자들은 슬픈 음악을 들을 때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고 답했다.

왜 슬픈 음악이 우울한 감정 상태를 개선하는 걸까? 연구팀은 기분이 침체돼있을 때 빠른 박자, 경쾌한 리듬, 왁자지껄한 소리의 음악은 신경을 거스르거나 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반면 슬픈 음악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친구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단 이번 연구는 연구 규모가 작고 연구 기간 역시 짧았기 때문에 좀 더 큰 규모의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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