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콩팥병 걸리면, 약 복용법 달라져야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Maya-Kruchankova / shutterstock]
현재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1차 선택 당뇨약은 ‘메트포르민’이라는 약제이다. 본 약제의 강점의 하나는 부작용으로 저혈당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된 작용이 간에서 당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고 근육세포에서 포도당 흡수 및 이용을 증가시킴으로써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슐린 분비 증가와는 무관하다. 또한 체중을 감소시키고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하는 이점이 있다. 중성지방과 LDL을 낮추는 한편 HDL은 높인다. 심장보호 효과도 있다. 결국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이 있는 당뇨 환자에서도 유용한 것이다. 이상의 장점을 바탕으로 메트포르민은 당뇨약 시장에서 50 여 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던 설포닐유레아 계통의 당뇨약을 제압했다. 설포닐유레아 계통의 당뇨약은 저혈당이 올 수 있고 체중을 증가시키는 단점이 있다.

당뇨병 환자가 콩팥병에 걸리면 당뇨약 복용도 달라져야 한다. 왜냐하면 당뇨환자에서 콩팥병이 합병되어 콩팥의 기능이 저하되면 약제의 대사에 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또한 식욕부진에 의해 음식물의 섭취 및 흡수가 감소하고 운동량이 줄어들게 되므로 개인별로 특화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경구용 당뇨약 사용은 저혈당과 관련하여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많은 당뇨약들이 콩팥에서 배설되는데 콩팥 기능이 떨어진 경우 약제가 몸 안에 쌓일 수 있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췌장에서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을 가진 설포닐유레아와 메글리티나이드라는 성분의 약제는 특히 저혈당이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콩팥 장애가 있을 경우 사용하지 않거나 용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메트포르민은 저혈당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강점을 보유하지만 유산증이라는 치명적일 수 있는 산혈증을 일으킬 수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혈청 크레아티닌 치가 1.5 mg/dL (여성은 1.4 mg/dL) 이상인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사용을 금한다. 조영제는 급성신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영제 사용 후 48시간은 본 약제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 단 일반 유산증과 달리 메트포르민에 의한 유산증은 투석에 의해 쉽게 호전된다는 장점(?)이 있다. 투석을 하면 혈중 메트포르민을 쉽게 제거할 수 있고 동시에 중탄산염 공급을 통해 젖산증도 교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메트포르민은 금속성 입맛, 식욕부진, 오심과 구토, 무른 변 등 소화기계 부작용이 있어 처음에 소량으로 시작하여 서서히 증량해야 한다.

요약하면 당뇨병 환자에서 만성콩팥병이 합병된 경우 기존에 사용하던 당뇨약은 저혈당이나 유산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어떤 약은 사용을 중단하거나 복용량을 현저히 줄여야 하고 음식 섭취나 운동량의 변화에 맞추어서 용량도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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