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자꾸 거짓말하지 마세요”…늑대소년 될 수도

[사진=SeventyFour/shutterstock]
훈육을 목적으로 한 선의의 거짓말도 아이에게 자주 하지 말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모의 거짓말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일수록 성인이 된 이후 거짓말쟁이가 될 확률이 높다는 이유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거짓말 레퍼토리가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산타 할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는데, 밤늦게까지 안 자고 깨어 있으면 올해 우리 집은 안 올 거래”와 같은 이야기로 잠자리에 일찍 들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는 아이의 말과 행동, 태도 등을 개선하는 하나의 유용한 수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게 최근 연구 내용이다.

싱가포르 난양 기술대학 연구팀이 싱가포르 성인 37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부모의 거짓말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설문참가자들은 어렸을 때 부모에게서 음식, 잘못된 행동, 소비, 헤어짐 등 4가지 카테고리에 대한 거짓말을 들은 경험이 있는지 응답했다. 헤어짐 카테고리는 “지금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여기 버려두고 갈 거야”와 같은 유형의 거짓말을 의미한다.

그 다음 실험참가자들은 성인이 된 현재 자신이 그들의 부모에게 얼마나 자주 거짓말을 하는지에 대한 설문에 응했다. 설문에는 그들의 사회활동이나 대인관계에 대한 거짓말 혹은 사건에 대한 과장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고력, 주의력, 공격성, 규칙 파괴 등 심리적 혹은 사회적인 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파악하는 설문조사에도 참여했다. 이기심, 충동성 등 사이코패스 특징을 파악하는 테스트에도 응했다.

그 결과,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거짓말을 자주 들은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성인이 된 이후 부모에게 거짓말을 많이 하는 늑대소년의 특징을 보였다. 또 이런 사람들은 거짓말이 도덕적으로 수용 가능한 것이라 믿는 경향이 있었고, 부모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으며 부모에게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감도 덜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공격성과 같은 감정을 바깥으로 표출할 때 조절하는 능력 역시 떨어졌다.

이번 연구가 부모의 거짓말과 성인이 된 자녀의 거짓말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증명한 것은 아니다. 아이가 가진 여러 기능 장애나 문제점이 부모가 거짓말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팀은 아동에게 하는 잦은 거짓말이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아이의 훈육 방식을 결정할 때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러한 내용(Parenting by lying in childhood is associated with negative developmental outcomes in adulthood)은 2020년 1월 ‘실험 아동 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Child Psychology)’에 게재될 예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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