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색깔이 빨갛다면 어떤 문제일까?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Tom-Schoumakers / shutterstock]
63세 여성인 B씨는 어느 날 갑자기 소변색이 빨갛게 나왔다. 37세 남자인 회사원 김 ○○씨는 최근 받은 건강검진에서 소변에 혈뇨가 있으니 정밀검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육안으로 봐서 소변이 빨갛게 보이는 혈뇨는 육안적 혈뇨라 하고 육안으로는 이상이 없지만 현미경검사 상 적혈구가 발견되는 경우 현미경 혈뇨가 있다고 한다. 혈뇨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해서 원인 질환도 대단치 않은 질환일 것이라고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요로암과 같은 무서운 질환에서도 현미경적 혈뇨만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혈뇨가 맞다면 혈뇨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는 것은 콩팥의 사구체에서 혈액이 여과되는 첫 단계로부터 요관, 방광을 거쳐 소변이 배출되는 마지막 단계 사이에 어딘가에서 피가 새는 것을 의미한다. 피가 새는 부위가 어디인가에 따라 사구체성 혈뇨와 비사구체성 혈뇨로 구분한다. 예를 들면 사구체신염에 의해 나오는 혈뇨는 사구체성 혈뇨이고, 방광암에 의한 혈뇨는 비사구체성 혈뇨이다. 사구체성 혈뇨 때에는 적혈구의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거나 의미 있는 단백뇨가 동반되어 있거나 적혈구 원주가 발견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사구체성 혈뇨를 의심한다. 그리고 소변의 색깔이 코카콜라 색이면 사구체성 혈뇨를, 새어 나온 혈액이 응고되어 피떡을 만들면 비사구체성 혈뇨를 의심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서 사구체성 혈뇨가 의심이 되면 콩팥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어떤 사구체질환에 의해 혈뇨가 나온 것인지 알아본다. 그리고 비사구체성 혈뇨가 의심되면 콩팥조직검사 대신에 신초음파 검사, 신우조영술, 방광경검사 등을 하여서 어느 부위에서, 그리고 어떤 질환에 의해 피가 새어 나온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치료방법과 예후는 완전히 다르게 된다.

혈뇨는 아니지만 적색뇨를 보이고 소변검사 잠혈반응에서 양성을 보이므로 혈뇨와 감별이 필요한 질환이 있다. 미오글로부린뇨증과 헤모글로빈뇨증이 그것이다. 미오글로빈뇨증은 횡문근융해증에서 근육손상으로 인해 근육 내 마이오글로빈이라는 성분이 대량 유출되어 소변으로 새어 나오는 것이고 헤모글로빈뇨증은 심한 용혈로 과다한 혈색소가 유리되어 소변내로 새어나오는 것이다.

소변이 붉게 보이지만 별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다. 약물이나 식품을 먹은 후 발생하는 적색뇨가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결핵치료에 쓰이는 ‘리팜핀’이라는 약물이나 혈액정화작용이 있다고 하여 즙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 ‘비트’라는 야채를 섭취한 후 소변이 핑크빛으로 보일 수 있다. 이때 소변검사해보면 혈액반응을 의미하는 잠혈반응은 음성이고, 현미경 검사에도 적혈구가 발견되지 않는다. 또한 심한 운동이나 장시간의 구보 후에도 혈뇨가 나타날 수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 중 또는 생리 전후 생리혈에 의해 요검사상 적혈구가 발견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이럴 때 나오는 불그레한 소변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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