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지린내 난다면 어떤 병?

[이태원 박사의 콩팥이야기]

사진=Shutterstock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노폐물이 배설되지 못하고, 몸속에 쌓여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요독증(尿毒症)이라고 한다. 소변 뇨(尿), 독 독(毒), 그러니까 오줌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요독증은 콩팥의 기능이 떨어져서 소변으로 요소가 잘 배설되지 않고 몸 안에 쌓인 오줌독이 몸속에서 일으키는 것이다.

요소는 몸 안의 단백질이 분해할 때 생겨서 오줌으로 배설되는 질소화합물이다. 요소의 한자어 ‘尿素’를 그대로 풀이하면 소변의 성분이라는 뜻이다. 영어로도 uremia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urine(소변)과 혈액을 의미하는 –mia의 합성어이다.

화장실에서 소변이 변기를 통해서 내려가지 않은 상태를 방치하면 집안이 소변 냄새로 진동하듯, 만성콩팥병이 심해서 혈중 요소가 축적되면 입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이다. 요소가 요소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되면 암모니아를 만들기 때문에 요소가 축적되면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특별한 구강질환이 없고 구취를 일으키는 다른 원인질환이 없이 입 냄새가 난다면 콩팥병에 의한 입 냄새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입에서 지린내가 나는데 치과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내과에 가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콩팥병을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소가 빠져나가지 않으면 혈액 속에 남아서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를 혈중요소(혈중요소질소: Blood Urea Nitrogen, BUN)라고 한다. BUN은 크레아티닌(근육 운동의 에너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화합물)과 함께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몸 안에 쌓이는 대표적 노폐물로서 콩팥기능의 지표로 흔히 이용된다. 의사들은 콩팥 기능의 척도로 크레아티닌을 더 많이 보는데, BUN보다 다른 인자들의 영향을 적게 받으므로 조금 더 믿을 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BUN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BUN의 혈중 농도는 일반적으로 크레아티닌 농도와 비교할 때 10배 정도 높다. 정상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가 1 mg/dL 이라면 BUN의 정상 농도는 10 mg/dL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탈수가 오면 BUN의 농도만 현저히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그 결과로 BUN 수치를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로 나눌 때 20 이상의 수치가 나온다. 예를 들어 BUN/혈청 크레아티닌 값이 30이라면 콩팥기능 악화의 원인이 탈수에 의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요로감염증이 있는 경우에도 소변에서 생선이 썩은 듯한 역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정상 소변의 냄새를 약간 지린내 정도라고 한다면 이때는 청소가 잘 안된 지저분한 화장실 냄새가 난다.

냄새가 나는 이유는 요소분해능을 가진 세균이 소변 속 요소를 분해해서 암모니아를 만들기 때문이다. 냄새로 요로의 세균감염을 알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때는 방광염 등 요로감염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소변이 자주 마렵다거나, 소변을 보아도 본 것 같지 않고 잔뇨감을 느낀다거나, 소변 볼 때 아프다거나 하는 것이 그것이다. 소변검사와 함께 균 배양검사를 해 보아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요로감염증이 확인되면 적절한 항생제를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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