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란 거야? 말란 거야? 건강 기사 독해법 5

[사진=metamorworks/gettyimagebank]
식품 관련 건강 기사가 넘쳐나는 시대다.

과학자들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어떤 음식은 몸에 좋고, 다른 것은 몸에 해롭다는 결론을 앞다퉈 내놓는다. 일관된 결론이 나온다면 유익한 건강 정보로 활용하겠지만, 이 연구와 저 연구의 결론이 엇갈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식품 관련 건강 기사를 읽을 때 주의할 점을 정리한 아론 캐럴 박사의 칼럼을 실었다. 그는 인디애나 대학교 의과대학의 소아과 교수다.

그는 다이어트 청량음료에 첨가하는 인공감미료가 몸에 해롭다는 최근 연구에 대한 비판적 독해법을 제시했지만, 건강 기사 전반으로 확장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 인공 = 사람들은 연구실에서 만든 물질이 몸에 들어오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나 모노소디움 글루타메이트(MSG)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우리가 접촉하고 흡입하는 모든 것은 화학물질이다.

예컨대 일산화이수소(H2O)라고 부르면 뭔가 꺼림칙하지만, 물의 화학식일 뿐이다. 다이어트 청량음료에 넣는 인공감미료가 설탕보다 해롭다는 가설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여전히 갈팡질팡이다.

◆ 중용 = 건강 염려증의 시대, 청량음료는 모두의 공적으로 몰리고 있다. 청량음료 없이도 인간은 살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음식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아이스크림이나 파이는 어떤가? 없어도 생존과 건강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인생이 덜 즐거워질 것이다. 특정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해서 적절한 양을 즐기는 것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

◆ 과학자와 미디어 = 과학자는 꾸준하게 논문을 내는 걸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가장 쉽게 일하는 방법은 방대한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고 그걸 논문으로 내는 일이다. 주로 이런 변수와 저런 요인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일이다.

이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연구 결과가 범람한다. 여기에 미디어의 생존 전략이 결합한다. ‘최신’ 연구 결과에 목마른 매체들은 경쟁적으로 이 결과를 보도한다. 이 먹이사슬 속에서 다이어트 청량음료에 관한 연구와 보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 명문대의 간판 = 대개 잘 나가는 연구기관은 이른바 명문대학교다. 데이터 분석을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은 초기에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를 모으는 일이다.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명문대들은 자금과 인력을 독점하는 탓에 더 크고 새로운 데이터를 모으는 데 유리하다. 더 많은 연구가 발표될 수밖에 없다. 또한 매체가 명문대학교의 이름이 붙은 연구를 더 선호하는 탓에 그들의 연구는 실제 가치보다 더 부풀려져 보도된다.

◆ 관찰적 연구 = 연구자들이 아무리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다른 것이라고 강조해도 독자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을 먹으면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말을 “○○이 △△의 원인”이라고 오독한다.

그러나 소위 ‘관찰적 연구’에서 내리는 결론은 기껏해야 “○○이 △△과 관련이 있다”는 수준이다. 이런 연구에서 나오는 수치도 오독하기 일쑤다. 예컨대 “위험이 10% 높아진다”라는 결과를 보면 왠지 으스스하지만, 위험의 절대치가 0.1%였다면, 기껏해야 0.11%로 높아졌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캐럴 박사는 “이런 연구의 남발을 막아주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면 좋겠지만, 불가능하다면 독자들이 무시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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