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 때 진료비 안내고 가도 된다고?

[전재강 쌤의 병원이용 꿀팁]

“진료비 내려고 수납창구에서 무작정 기다리시나요?”

아직도 종합병원들은 서비스에 덜 신경 쓴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잖지만, 병원마다 치열한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국내 대학병원들의 디지털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형 대학병원들은 환자나 내원객을 위해 영상CD등록기, 무인수납기, 약 처방전 기기 등 다양한 디지털 장비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최고는 하이 패스 시스템이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은 ‘하이 패스’라는 말을 들으면 2001년 고속도로와 유료도로의 톨게이트에서 도입된 통행료 결제 시스템을 떠올린다. 이 후불 결제시스템이 병원에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 진료비 하이패스 시스템은 환자의 신용정보를 암호화해 등록해 놓고, 진료당일 추가 진료나 검사로 비용이 발생해도 중간수납을 하지 않고 수납창구 방문 없이 일괄 처리하는 것이다.

하이패스 시스템은 2011년 서울대병원에서 선 보였고 필자가 속한 고대의료원은 6년 전에 도입했으며 최근 한양대 구리병원까지 전국의 병원들이 앞 다퉈 도입하고 있다. 그만큼 환자들에게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전화나 병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수한 다음 예약 날짜에 맞춰 병원에 찾아온다. 그 다음 외래창구에서 진료비 수납을 한 뒤 진료를 보고 엑스레이나 혈액 및 소변검사 심전도 등 검사 처방전이 나오면 다시 수납창구를 들려 수납하고 해당 검사를 받도록 되어있다.

하이 패스 시스템에 가입하면, 이 같은 중간수납을 위해 번호대기표를 뽑고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그날 최종적으로 한번 수납할 수도 있고, 바쁜 일이 있으면 그냥 귀가해도 좋다. 그러면 다음날 전화 문자로 진료비 결제 금액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재진일 경우는 수납창구 방문 없이 바로 외래 진료과를 찾아 진료 받으면 된다. 다만, 아쉽게도 진료비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수납창구나 무인 수납기를 활용해야한다.

“예전엔 진료 뒤, 무심코 약 처방전 기기에서 처방전을 뽑을 때, ‘수납을 먼저하고 오세요!’란 메시지가 떴었거든요. 이젠 그런 수고로움을 덜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참으로 편리해요.”

필자가 속한 고려대안산병원의 유방암센터에서 두 달 전부터 하이패스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의 이야기다.

하이 패스는 가입 절차도 아주 간단하다. 외래 수납창구 어디든 신분증과 결재할 신용카드만 제출하고 신청한 뒤 서명 하면 끝이다.

스마트 폰을 갖고 있어도 유용한 앱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깡통 전화’나 다를 바 없듯, 이처럼 편리한 병원 서비스도 사용하지 않으면 디지털 병원이 아니라 아날로그 병원을 이용하는 셈이 된다. 아직 하이 패스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변화를 두려워 말고, 다음에 병원에 갈 때 원무과나 수납창구에서 “하이 패스 가입하고 싶다”고 말하시기를! 소중한 시간을 선물로 받을 수 있으니….

    에디터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1
    댓글 쓰기
    • 김*** 2019-09-30 18:19:58 삭제

      훌륭하십니다 조목조목 많이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답글0
      공감/비공감 공감0 비공감0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