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약 발암물질은 2급… “음주-흡연-가공육-절인 생선은 1급, 더 위험”

[사진=journey601/shutterstock]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궤양 치료제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을 제조-판매 중지시켰다”고 26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발암 추정물질 2급(군)인 NDMA가 검출됐다는  이유에서다. 정확히 말하면 2A군이다.

식약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을 단기 복용한 경우 인체 위해 우려는 크지 않다”면서 “장기적으로 복용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향후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처가 인용한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에 따르면  NDMA는 ‘발암물질’이 아니라 ‘발암 추정물질’이다. 사람에게 암을 유발하는 것이 ‘확실한’ 발암요인은 1급(군, group)으로 분류한다.

1군 발암요인은 흡연, 부모의 흡연(자녀의 암발생에 영향), 간접흡연, 무연담배, 알코올(술) 섭취, 소금에 절인 생선, 가공육, 아폴리톡신(곰팡이), 대기오염 및 대기오염 내 먼지 등이 대표적이다.

국제암연구소는 알코올의 대사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면서 소량의 음주도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했다. 암 예방에 관한 한 술은 ‘적당량’이 통하지 않는다. “암 예방을 위해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라는 문구가 우리 정부가 정한 ‘국민 암예방 수칙’에 들어 있다. 미국, 유럽 국가들의  암 예방 수칙도 마찬가지다.

국제암연구소는 2018년까지 총 1013종의 위험 요인에 대해 발암성 검토를 했고, 그 결과를 담아 ‘인체 발암요인에 관한 평가보고서’를 118권 이상 발간했다. 발암 요인은 체외실험,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역학적 연구 등에 근거해 5개 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는 것이 ‘확실한’ 요인은 1군으로 총 120종이다. 2A 군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개연성이 높은'(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 물질로, ‘라니티딘’ 성분을 포함해 82종이 여기에 속한다.

2B 군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 물질로 311종이다. 3군, 4군은 인간에 대한 발암성을 분류할 수 없거나 암을 유발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은 물질들이다.

식약처는 “임상분야 등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라니티딘 인체영향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해외기관과도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독일 연방의약품의료기기연구원, 호주 연방의료제품청은 라니티딘으로 인한 즉각적인 환자의 위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미국 FDA 및 유럽의약품청은 라니티딘 의약품 복용환자를 대상으로 인체영향평가를 수행 중이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6일 식약처는 외국과 달리 국내 검사에서는 잔탁을 포함한 일부품목에서 NDMA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26일에는 완전히 반대의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로 인해 국민의 불안이 증폭되고, 진료현장에서 다시 혼란이 유발되고 있어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식약처의 뒷북 대처를 질타했다.

의사협회는 “의약품 성분과 관련된 위협을 외국의 전문기관이 먼저 인지하고. 식약처가 뒤이어 외국의 자료에 따라 국내에서 조사에 나서는 모양새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외국의 발표를 확인하는 것 외에 우리나라 식약처가 독자적,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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