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키우고 싶다면 냉수욕은 금물(연구)

[사진=Dudarev Mikhail/shutterstock]
굳이 사우나를 가지 않더라도 피트니스 센터 등에서 운동 후에 냉수욕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격렬한 운동 뒤 냉탕에서 느끼는 청량감이 짜릿할뿐더러, 왠지 프로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냉수욕은 근육을 단련하고 싶은 사람에겐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냉탕이 근육 생성을 더디게 한다.

냉탕을 즐기는 사람들은 찬물이 격한 운동 후 생기기 쉬운 근육통과 염증을 줄여 근육 손상을 예방하기 때문에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냉수욕의 결과는 그들의 기대와 많이 다르다.

2015년 일본 연구진의 실험 결과, 운동 후 냉수욕을 한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운동 성과와 근육량은 큰 차이가 없었다. 일부 선수들에게서 냉수욕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으나, 연구진은 분석 끝에 플라시보(위약) 효과였던 것으로 결론지었다.

호주 디킨 대학교 연구진은 16명의 건강한 남성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했다. 참가자는 모두 근력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7주간 근력 운동을 시켰다. 역기 및 아령 들기와 풀 다운(pull down) 등이었다. 참가자들이 운동에 익숙해지는 정도에 따라 부하량을 늘렸다.

운동을 마치면 한 그룹은 그저 자리에 앉아 쉬었으며, 나머지 그룹은 섭씨 10도의 냉탕에 15분간 몸을 담갔다.

실험 전후 두 그룹의 근육 조직을 비교했다. 두 그룹 모두 근력이 강해졌다. 그러나 근육 조직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그저 앉아서 쉰 그룹의 근섬유가 더 크게 자랐던 것.

더 놀라운 차이는 근육 속 생화학 성분이었다. 냉수욕을 한 남성들의 근육에는 근육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고, 근조직을 소멸하게 하는 성분이 많았다.

그 탓에 냉수욕을 한 사람은 그냥 앉아서 쉰 그룹에 비해 근육이 더디게 성장했다.

빅토리아 대학교 운동 생리학 강사 애런 피터슨 박사는 “근육을 키우려는 목적이 없다면 냉수욕도 괜찮다”면서 “그러나 반대의 경우라면 냉수욕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호주 연구진의 연구(Cold water immersion attenuates anabolic signalling and skeletal muscle fiber hypertrophy, but not strength gain, following whole-body resistance training)는 ‘응용 생리학 저널(The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최신 호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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