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변을 하면 기분이 후련한 이유

[사진=Ake Ngiamsanguan/gettyimagebank]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원만하게 큰 일을 치르고 나면 속이 편해지는 걸 넘어 기분까지 좋아진다.

소화작용의 한 과정을 치렀을 뿐인데 시원하고 후련한 쾌감까지 느끼는 건 왜일까?

미국 ‘멘스 헬스’가 전문의들의 의견을 들었다.

배변의 과정에서 신호등 역할을 하는 게 있다. 장에 분포한 신장성 수용체다. 음식물이 소화되면 부산물이 장에 쌓인다. 기포들과 액체, 그리고 변이다. 부산물로 장이 빵빵해지면 이 수용체가 뇌에 “이제 비울 때”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 부산물들이 몸 밖으로 나갈 때 지나는 부위, 즉 항문에 엄청나게 많은 신경이 분포해있다. 항문은 가스와 액체 혹은 고체를 분별해내는 몇 안 되는 민감한 신체 기관이다.

특히 항문의 두 신경이 배변의 쾌감을 느끼는 핵심이다.

그 하나는 미주 신경. 신체에서 가장 길고 복잡한 신경으로, 교감신경계의 요체다. 호흡, 소화, 심장 박동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정신 건강과 관련이 깊다. 미주 신경이 활성화된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긴장을 푼다.

대변을 배출, 복부의 불쾌한 팽만감이 가라앉으면 미주신경이 만족감을 뇌로 전송한다. 뇌는 이 신호를 일종의 ‘과업의 완수’ 같은 정서로 받아들여, 심박 수와 혈압을 낮춘다.

나머지는 음부 신경이다. 음경이나 음핵을 관장하는 신경인데, 의외로 배변할 때 작동한다. 아직 공식적인 연구 결과는 없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배변의 쾌감은 이 신경의 작용 덕분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뉴욕대 랑곤 메디컬 센터의 체턴 람프러사드 박사는 “배변이 규칙적이지 않더라도 일을 치른 후 만족감을 느낀다면 문제가 없다”면서 “오히려 규칙적이어도 뒤끝이 찝찝하고 다시 화장실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 든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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