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탑승 시 질환별로 주의해야 할 건강 팁 6

[사진=aslysun/shutterstock]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휴가철, 기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사고도 잦아진다.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환경 변화와 건강상 문제 등이 응급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주요 항공사 통계에 의하면 심혈관질환, 신경질환, 폐질환이 비행기 긴급 착륙의 주요 원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비행기 탑승객 요청에 의해 이륙 전 하기(下機)한 사례의 55%는 공황장애나 심장이상 같은 건강상 이유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항공기 승객이나 승무원이 비행 중 사망하는 사고의 86%는 심장마비이다.

이에 중앙대학교병원이 비행기 탑승 시 주의해야 할 건강 관리법과 응급상황 예방 및 대처법에 대한 도움말을 전달했다.

◆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있다면? = 비행기 내부는 5~15% 정도의 낮은 습도로 인해 코와 후두의 보호 점막이 건조해져 세균 침투에 취약해진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전염성이 높아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다.

고도 1만 미터의 기내에는 기압 감소로 인해 혈중 산소농도의 지표가 되는 산소분압(PaO2)이 53∼64mmHg까지 낮아져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있으면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을 겪을 수도 있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는 “비행기 내에서의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행 전후 손을 씻고 기내에서 물이나 주스를 자주 마시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장거리 비행은 고도가 더욱 높고 필요 산소량이 많기 때문에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자는 휴대용 산소발생기(POC)를 준비하고 필요할 경우 항공기 내 산소공급 장치를 사전 신청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피부가 건조하고 민감하다면? = 기내의 압력과 건조한 공기는 눈과 피부 점막을 건조하게 만든다. 이는 안구건조증이나 피부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행기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외선은 지상보다 훨씬 강해 장시간 노출 시 피부암 등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로션,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 등을 충분히 바르는 것이 좋다. 비행기 창은 가급적 닫고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며 인공눈물도 자주 넣어주도록 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박귀영 교수는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낮은 습도와 온도는 피부 장벽 기능을 떨어뜨리고 외부 자극과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알러젠에 대해 민감한 피부를 만든다”며 “습도가 낮은 비행기 내 환경은 피부를 건조하고 민감하게 만들며 아토피피부염, 건성습진과 같은 각종 피부질환의 발생과 악화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순한 세정제와 보습제를 준비해 사용하고 지나친 화장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면? = 비행기가 공중으로 높이 올라갈수록 산소량이 떨어지면서 피로 흡수되는 산소량도 줄고 이로 인해 잠이 오고 어지럽고 피곤해진다. 특히 비행기 좌석에 다리를 구부린 채 오래 앉아 있게 되면 산소량이 부족한 가운데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다리와 발에 피가 쏠리고 붓고 저리게 된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조익성 교수는 “습도, 기압, 산소농도가 낮은 기내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골반 정맥이 눌리게 되는데, 하지 정맥 혈관에서 혈액 일부가 굳어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는 ‘심부정맥 혈전증’이 생길 수 있다”며 “혈전이 이동해 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비행기의 좁은 공간에서 혈전이 발생한다고 해서 심부정맥 혈전증을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조익성 교수는 “대퇴골 혹은 무릎 관절 수술 등을 6주 이내에 받았거나 이전에 심부정맥 혈전증이 있었던 환자 또는 암 환자, 임산부, 75세 이상의 고령자, 경구피임약 혹은 에스트로젠이 포함된 약제를 복용 중인 사람, 비만이나 유전성 혈전 성향이 있는 환자는 5시간 이상 장시간 비행 시 복도 쪽 좌석에 앉는 것이 좋다”며 “1~2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걷거나 다리를 주무르고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스트레칭과 맨손 체조를 반복하고,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자극하며 혈액순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행기 탑승 시에는 느슨하고 편한 옷을 입고 반지나 벨트 등은 제거하고, 정맥류 치료를 받았던 환자의 경우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는 것이 좋다. 물은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고 탈수로 인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자주 마시는 것이 좋지만, 커피나 술은 수분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혈전 형성 고위험 환자는 주치의와 상담 및 진료를 통해 필요하면 혈전 형성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를 처방받을 수도 있다.

[사진=Danomyte/shutterstock]
◆ 귀가 먹먹해지고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땐 기압 차이 때문에 순간적으로 귀가 먹먹해지거나 심한 통증이 생기는 ‘기압성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다. 고도의 차이 때문에 고막 안쪽의 외이도와 중이강의 공기압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점막이 충혈되거나 귀를 찌르는 것 같은 통증과 함께 현기증, 이명, 난청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기압 차가 오래 지속되면 중이 점막에 부종이 생기고 고막 안쪽으로 물이나 고름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이 생길 수도 있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문석균 교수는 “기압성 중이염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착륙 시 물이나 침을 삼키거나 사탕 먹기, 껌 씹기, 하품하기, 코와 입 막고 숨 내쉬기, 귀마개 쓰기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며 “무언가를 먹거나 삼키면 평소 닫혀 있던 이관이 자연스럽게 열리면서 기압 차가 줄고, 귀마개를 하면 외이와 내이의 압력을 조절해 귀 통증이 감소하며 외부 소음을 차단해 귀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이관의 길이가 짧아 중이염이 쉽게 발생하므로 미리 병원 검사를 통해 중이염이나 감기 여부를 확인한 뒤 비행기를 탑승하는 것이 좋다. 이착륙 시 아이가 사탕을 빨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비행공포증, 공황장애가 있다면? = 비행기를 타면 공포감과 호흡곤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폐쇄공포증, 공황장애, 비행공포증 등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비행기의 좁은 공간에 갇혀 탈출할 수 없다는 공포감에 시달리고 이에 따른 불안과 호흡곤란, 공항발작 증상 등을 경험한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비행공포증, 공황장애,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비행기 탑승권을 발권할 때 복도석이나 탑승구 좌석을 확보하고 공항 도착, 체크인, 탑승 등 모든 과정에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비행기 탑승 시에는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고 복식호흡법을 익혀두고 비행기 복도를 수시로 걸으며 스트레칭하고 편안하고 행복했던 순간이나 장소 등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며 “여행 전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필요하다면 비상약을 처방받아 비행기 탑승 30분 전에 미리 복용하거나 불안이 발생했을 때 바로 복용할 수 있도록 소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약품 및 의사소견서 소지가 필요한 경우는? = 비행기 내 환경은 약 2000m 높이의 산 정상과 비슷해 기압과 산소 분압이 지상에 비해 떨어진다. 따라서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 및 심장 수술을 받은 경우 ▲만성 폐쇄성 폐 질환, 천식, 폐렴, 폐수종, 기흉 등 호흡기계 질환이 있는 경우 ▲뇌졸중, 뇌종양 등 신경계질환 및 뇌수술을 받은 경우 등에 해당할 땐 여행 전 병원을 찾아 필요한 약품 등을 소지하고 ‘항공 여행을 위한 의사소견서’를 주치의로부터 받아둘 필요가 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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