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여성들의 뜻밖의 병.. “다리 근육이 건강 지킨다”

[저혈압 예방을 위해 운동으로 다리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뜻밖의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날 때 현기증을 느끼는 병이다. 심하면 정신을 잃고 넘어져 골절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모두  저혈압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불볕 더위가 본격화되면서 저혈압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저혈압은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수분이나 염분이 몸 밖으로 많이 빠져나가면서 발생한다. 체내 수분량이 줄면서 혈액의 양은 감소하고 흐름마저 약해져 혈압 조절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심부전, 심근경색증, 부정맥 등 심장의 펌프 기능을 떨어뜨리는 질환도 저혈압을 일으킨다. 이런 심장병을 가진 사람이 저혈압으로 쓰러지면 매우 위험하다. 자칫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이 저혈압으로 넘어져 골절상을 입을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장기간의 입원으로 이어져 치명적인 폐렴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저혈압 자체는 위중한 질환이 아닐지라도 이로 인한 다른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해영 서울대학교병원 교수(순환기내과)는 “특히 마른 여자분들이 저혈압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리 쪽의 근육이 약해서 앉았다 일어설 때 피를 위로 올려주지 못해 밑으로 몰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면 중력에 의해 피가 다리로 몰리게 된다. 이 때 다리 쪽에서 피를 위로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심장이 아니라 허벅지나 종아리 근육이다.

이해영 교수는 “누워서만 살 수 없기 때문에 움직여야 하는데 이 때 피가 가장 몰릴 수 있는 부분은 다리 근육”이라며 “평소 근력 운동으로 다리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찜통 더위가 계속되면 체내 수분 배출이 늘어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온이 섭씨 1도 올라갈 때마다 병원을 방문하는 저혈압 환자수가 1.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팀(예방의학)이 서울-부산 등 국내 7대 도시 시민들의 병문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저혈압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남성(44.8%)보다 여성(55.2%)이 더 많았다.

저혈압이 나타나면 온몸이 무기력해지며 시야가 흐려진다. 하지만 혈압이 아주 낮은 상태가 아니라면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신체 장기에 혈액을 공급할 수 없을 정도로 혈압이 아주 낮다면 치명적일 수도 있다.

젊은 사람들도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경우 현기증을 느낄 수 있다.  저혈압의 빈도는 마른 사람과 여성에게 많지만 개인차가 심하다. 저혈압 환자는 자주 피로하고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려면 힘이 들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장병이 의심되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소 다리 근력 운동을 해두면 저혈압 예방 및 관리에도 좋고 당뇨병도 예방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걷기와 함께 5층 이하 계단을 오르는 근력 운동을 자주 하면 낙상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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