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연골판, 손상 후 자연 재생 안 돼…방치 금물

[사진=Anannapa Kuenun/shutterstock]
허벅지뼈와 종아리뼈 사이에는 반월연골판이라는 조직이 있다. 반달 모양의 이 C자형 섬유연골성 조직은 무릎 관절 기능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연골조직은 비교적 쉽게 파열이 일어나는 부위이기도 하다.

무릎 관절의 하중을 분산시키고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반원연골판이 손상된 ‘반월연골판 파열’은 대표적인 스포츠 손상의 하나다. 축구·야구·농구·테니스·핸드볼 등 갑자기 방향을 변경하거나 점프 동작이 많은 스포츠 활동 중 찾아오기 쉽다. 무릎을 과도하게 구부리거나 뒤틀릴 때, 태클과 같은 갑작스러운 충격에 의해 찢어지며 손상을 입는다. 젊은 층은 특히 무릎에 회전력이 가해져 관절이 비틀리는 등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으로 파열이 잘 일어난다.

젊은 층과 달리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외상이 아닌 관절 퇴행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반월연골판이 점진적으로 약해지고 얇아지는데, 이렇게 닳은 조직은 작은 외력에도 비교적 쉽게 파열된다. 쪼그려 앉거나 제자리에서 앉았다 일어날 때와 같은 일상적인 생활 동작으로도 반월연골판이 손상될 수 있다.

반월연골판은 찢어지면 순간 통증과 함께 ‘뚝’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초기 통증이 심하지 않아 손상된 채 걷는 등 활동을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릎이 점점 붓고 뻣뻣해지며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 방치하면 파열된 연골판 조각이 위아래 뼈 사이에 껴 무릎이 구부려지지 않고 펴지지도 않는 관절 잠김 현상(locking)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반월연골판 파열은 X-ray 상으로는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신체검사를 하고 MRI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 환자의 증상과 나이, 활동 정도, 전반적인 퇴행성관절염 정도 및 이전 병력 등을 살펴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되는데 손상 부위가 적거나 파열 정도가 미미하다면 약 2~4주간 활동 제한, 부목, 소염제, 냉찜질 등의 보존적 치료로 통증과 부종을 감소시키며 경과를 관찰한다.

손상이 심할 땐 손상된 반월연골판을 부분적으로 절제하고 경계 부분을 다듬는 부분절제술이나 찢어진 연골조직을 봉합하는 반월연골판 봉합술 등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수술법이 발전해 대부분 환부에 1cm 미만의 작은 절개를 낸 뒤 관절내시경으로 수술을 시행하므로 상처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도 수술 후 3~6개월 정도 재활 기간을 거치면 다시 경기에 복귀할 수 있는 정도로 수술 결과는 좋은 편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기모 교수는 “반월연골판 파열은 방치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찢어진 반월연골판 조각이 통증 및 부종 등의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이나 다양한 운동 활동에 제한을 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면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이차적으로 관절 연골을 손상시키며 장기적으로는 무릎 관절의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월연골판은 혈액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는다. 파열 정도와 위치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조기에 시행해야 하는 이유다.

평소에는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하지 전반의 중심이 되는 무릎 관절이 손상되면 결과적으로 신체 전반의 균형도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모 교수는 “무릎은 평소 운동 중 부상을 당하기 쉬운 관절이기도 하지만 만성적인 퇴행성관절염이 가장 많이 발생되는 관절이기도 하다. 무릎 관절 주변 근력이 약한 경우 운동 중 손상이 더욱 발생되기 쉽고, 이미 퇴행성관절염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관절염의 악화 속도가 더 가속화될 수 있다”며 “평소 골반 및 하지 전반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무릎 관절 주변을 안정시켜주면 무릎 관절 손상뿐 아니라 신체 전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약 무릎에서 이상이 느껴진다면 정형외과 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진단을 받고 2차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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