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뼈전이 ①] 전립선암 말기 환자 70%, ‘뼈전이’ 경험한다

[사진=Taras Mikhailyuk/shutterstock]
전립선암 4기인 김 씨(62세)는 뼈로 암이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허리가 칼로 베인 듯 아프고 지난 한 주간 응급실만 3차례나 방문했다. 매번 진통제 처방을 받고 있지만 계속되는 통증 때문에 결국 다시 입원 치료까지 시작했다. 걷는 것도 힘들고, 잠도 제대로 자기 어렵다. 이 같은 상태에 이른 것은 바로 ‘뼈 전이로 인한 합병증’ 때문이다.

전립선암 말기 환자 10명 중 7명은 뼈 전이와 그로 인한 합병증을 경험한다. 뼈 전이 가능성이 높고 심각한 합병증을 보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재련 교수가 통증, 골절, 척수압박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뼈 전이에 대해 설명했다.

뼈 질환하면 일반적으로 골다공증, 류머티즘, 골관절염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암 환자는 뼈 전이가 먼저 연상될 수도 있다. 폐와 간에 이어 암세포가 쉽게 전이되는 기관이 바로 ‘뼈’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립선암은 뼈 전이 위험이 높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병원 비뇨의학과 프레드 사드(Fred Saad) 교수의 2018년 논문(The role of bisphosphonates or denosumab in light of the availability of new therapies for prostate cancer)에 따르면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 10명 중 9명이 뼈 전이를 경험한다. 왜 유독 전립선암에서 뼈 전이가 자주 발생하는지 그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

단 암과 뼈 전이 발생의 상관관계는 약 100여 년 전 발표된 ‘종자와 토양(The Seed and Soil Hypothesis)’ 가설이 가장 신빙성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종양외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유방암의 골전이에 대한 치료)에 따르면 농부가 씨앗을 뿌렸을 때 비옥한 토양에서만 싹이 나고 열매를 맺는 것처럼, 암세포가 자리 잡고 성장하기에 적합한 특정 신체 조직이 있다.

그중 전립선암 세포는 ‘뼈’라는 토양과 궁합이 좋다. 처음 전립선에서 탄생한 종자(암세포)는 혈액이나 림프액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인 뼈에 머물러 전이를 일으킨다. 전립선과 가까운 척추나 골반 등에 뼈 전이가 특히 빈번히 발생한다.

뼈 전이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극한의 뼈 통증을 겪는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지에 실린 연구(골전이로 인한 암성 통증을 위한 중재적 치료 방법들)에 의하면 진행성 암 환자 10명 중 7명이 뼈 전이로 인한 통증을 겪는다. 병적 골절, 척수 압박, 저칼슘혈증 등 여러 합병증도 생기고, 증상이 심해지면 자율신경 및 운동신경 마비로 이어져 사망 위험도 증가한다.

다행히 뼈 전이로 인한 합병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이재련 교수는 “뼈 전이가 있는 전립선암 환자들은 통증이나 합병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상황에 이르렀을 때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뼈 전이 진단을 받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골절과 같은 심각해진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린 편이기 때문에 뼈 전이 합병증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리에 힘쓴다면 생존 기간이 늘어날 뿐 아니라 삶의 질도 개선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뼈 전이는 단순 방사선 검사만으로 진단할 수 있고,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들은 조기에 뼈 검사를 받고 합병증 치료와 관리에 신경 쓰면 보다 나은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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