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의 시를 ‘무소유의 사랑’으로 승화한 여인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335호 (2019-07-01일자)

백석의 시를 ‘무소유의 사랑’으로 승화한 여인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는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눌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야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섧기만 하구려

-백석의 ‘바다’ 전문

구붓하고: 몸을 약간 구부리고

지중지중: 천천히 생각에 잠겨 걷는 모습

개지꽃: 나팔꽃

쇠리쇠리하다: 눈부시게 빛나다

 

1912년 오늘(7월1일)은 근현대사의 모순이 오롯이 담긴 삶을 살다 떠난 시인 백석이 태어난 날입니다. 본명은 백기행. 일본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에서 필명을 따왔다고 합니다.

백석은 1929년 오산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됩니다. 계초 방응모의 도움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조선일보에 입사합니다. 그가 기자 시절 펴낸 100권 한정판 시집 《사슴》은 문단의 극찬을 받았지요. 윤동주는 시집을 살 수가 없자 도서관에서 시들을 베껴 외웠다고 합니다.

백석은 해방 후 고교 때 교장이었던 고당 조만식의 비서로 일하다가 고당이 연금 당하자 아동문학으로 방향을 틀지만 결국 주류에서는 쫓겨납니다. 함경남도(현재 양강도) 삼수군의 국영협동농장에서 막일을 하다가 문학 교육을 맡게 되지만, 아동문학의 문학성을 강조한 ‘죄목’으로 자아비판하고 문학을 접어야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한동안 북한 문학가라는 이유로 금기 인물이었고요.

백석은 경남 통영의 한 여성을 사랑했지만, 그 여성은 친구와 결혼합니다. 시 ‘바다’가 그 여인을 위한 시인지, 아니면 또 다른 여인을 위한 것인지 불분명합니다.

그 여인이 자신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바로 백석이 ‘자야(子夜)’라고 불렀던 김영한 여사입니다. 김 여사는 1936년 기생 신분으로 함흥 영생고보 교사 송별회에서 영어교사였던 백석과 만난 뒤 그를 끝까지 믿고 사랑했습니다. 김 여사는 백석과 남북으로 갈린 뒤 해마다 시인의 생일인 7월1일 하루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챙겨주지 못한 데 대한 질책이라고 했습니다.

김 여사는 1996년 법정 스님의 수필집 《무소유》를 읽고 감명 받아, 당시 1000억 원 가치의 요정 대원각 7000평을 기부합니다. 법정스님이 만류해도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법정스님은 김 여사에게 길상화(吉祥華)라는 법명을 지어줬고 아름다운 절, 길상사가 탄생합니다.

김 여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00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도 못 해.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시를 쓸 것”이라고 말합니다. ‘백석문학상’을 제정하도록 사재를 기부했고, 나머지 재산도 다 사회에 내놓고 세상을 떠납니다.

시도, 사랑도 무시당하는 속물(俗物)의 세상이어서 ‘무소유의 사랑’이 더 커 보이는 걸까요? 백석은 사랑의 시를 지었고, 자야는 그 시 정신을 실천했습니다. 오늘은 소중한 사랑의 힘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백석의 시를 가슴에 지중지중 담으면서!


오늘의 음악

 

1977년 오늘 태어난 영화배우 리브 타일러는 영화 ‘반지의 제왕,’ ‘아마겟돈,’ ‘인크레더블 헐크’ 등의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미국 최고 로커의 딸로도 유명하지요. 첫 곡은 딸과 마찬가지로 입이 엄청 큰 아버지 스티븐 타일러가 이끄는 에어로스미스의 ‘Dream On’ 준비했습니다. 이어서 2004년 오늘 세상을 떠난 말론 브란도가 주연한 영화 ‘The God Father’의 주제곡을 사라 힉스가 지휘하는 덴마크 국립관현악단의 연주로 마련했습니다.

  • Dream On – Areosmith [듣기]
  • 대부 주제곡 – 덴마크 국립관현악단 [듣기]

[오늘의 건강상품] 유산균 먹여 키운 돼지, 명품 돈육

 

두지포크, 드신 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행복합니다. 돼지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며 자라면 돈육 품질이 좋아지는 것이 입증됐다고나 할까요? 이베리코 돈육 최상급은 도토리 먹은 돼지의 고기라는데 프로바이오틱스만 할 리가 없겠지요?

두지포크는 불포화지방산과 뇌 건강에 좋은 비타민B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서 스트레스 많은 직장인이나 수험생에게 특히 좋습니다. 목살과 오겹살, 앞다릿살을 합쳐놓은 ‘가정용 세트’ 추천 드립니다. 부위별로 조금씩 다른 명품 맛을 비교하며 ‘식도락’을 느끼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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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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