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틀니 인구 600만…“치약으로 틀니 닦지 마세요”

[사진=EstherQueen999/shutterstock]
치아에 문제가 있을 땐 보통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다. 그런데 질환 등의 문제로 임플란트가 불가능하면 틀니 치료를 대신 받는다.

문제는 틀니 사용자의 상당수가 틀니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7월 1일은 대한치과보철학회가 지정한 ‘틀니의 날’이다. 이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학교치과병원 보철과 안수진 교수가 올바른 틀니 관리법을 소개했다.

국내 틀니 인구는 약 600만 명이다. 65세 이상 2명 중 1명은 틀니를 사용하고 있다. 고령사회로의 진입과 틀니의 건강보험 적용확대 등으로 사용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처럼 사용자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틀니를 잘못 관리해 생기는 대표적인 구강 질환은 ‘의치성 구내염’이다. 2017년 대한치과보철학회가 틀니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69.6%)이 의치성 구내염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치성 구내염은 틀니 내에 번식한 곰팡이균이 입안이나 주변에 감염돼 혀, 잇몸, 입술과 볼 안쪽 등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먹거나 말할 때 화끈거림, 따가움 등의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틀니를 끼고 뺄 때 통증이 심해 틀니 사용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틀니, 뜨거운 물에 담거나 끼고 자면 안 돼

틀니에 세균이 번식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잘못된 치약 사용법이다. 틀니 사용자 10명 중 7명은 치약, 흐르는 물, 소금물 등 잘못된 방법으로 틀니를 세척한다. 특히 치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약은 틀니를 세균의 온상으로 만드는 주범이다. 틀니는 치아보다 약한 플라스틱 재질이기 때문에 일반 치약으로 닦으면, 틀니 표면에 상처가 나고 틈새로 구취 및 의치성 구내염 등을 유발하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틀니를 제대로 씻으려면 치약 없이 흐르는 실온의 물에 부드러운 솔로 잔여 음식물을 닦아내야 한다. 매 식사 후 틀니를 뺀 뒤 물 혹은 식기 세척에 사용하는 세제를 이용해 닦는다. 틀니를 소독한다고 끓는 물에 삶거나 뜨거운 물에 담그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플라스틱 재질인 틀니를 영구 변형시키므로 해선 안 된다. 틀니를 소독하고 싶을 땐 틀니 세정제를 사용해야 한다.

틀니 착용 시간도 문제다. 틀니 사용자의 35% 정도가 하루 종일 틀니를 사용하고, 틀니를 낀 채 자는 경우도 많다. 수면 중에는 침 분비가 줄어들어 구강 내 세균이 증가하기 때문에 틀니에 더 많은 플라크가 끼게 된다. 이로 인해 틀니 구취가 심해지고 잇몸 조직이 손상되거나 잇몸뼈가 더 빨리 흡수될 수 있다.

잠잘 때는 틀니를 빼고 잇몸의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 틀니를 끼고 있으면 잇몸이 눌려 혈액순환을 방해받게 된다. 잠자는 동안 빼놓은 틀니는 세정제에 담가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의치성 구내염 및 구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살균할 수 있다.

부분 틀니도 식사 후 완전 틀니와 동일한 방법으로 세척한다. 자연 치아와 임플란트는 치약을 묻힌 칫솔로 닦는다. 안수진 교수는 “치아나 임플란트가 같이 있는 부분 틀니는 위생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면서 “부분 틀니가 청결하지 않으면 틀니와 연결된 자연 치아나 임플란트까지 손상돼 치은염, 잇몸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구강 질환은 노년기에 취약한 당뇨, 폐렴 등 전신질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틀니를 처음 사용할 땐 입속 이물감으로 저작, 발음 등이 낯설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적응하려면 치과에 자주 방문해 조금씩 조정해가며 틀니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해야 한다. 잇몸은 점점 퇴축되므로 잘 맞던 틀니도 사용하다 보면 덜그럭거릴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틀니와 잇몸 사이에 음식물이 끼고 구취와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헐거워진 틀니가 잇몸이나 구강 내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 따라서 틀니와 잇몸의 고정 상태를 체크하고 조정해야 한다. 안수진 교수는 “사용 초기에는 불편감이 사라질 때까지, 이후에는 6개월에 1번, 적응한 이후엔 최소 1년에 1번씩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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