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지갑 vs 돈이 든 지갑.. 지갑 찾을 확률 높은 쪽은?


[사진=serdjophoto/shutterstock]

지갑을 잃어버렸다. 지갑을 찾을 확률은 현금이 있는 쪽과 없는 쪽, 어떤 쪽이 높을까?

대개는 빈 지갑일 때라고 생각할 것이다. 돈이 들었다면 돌려줄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고. 그러나 미국과 스위스 연구진이 전 세계에 걸쳐 수천 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사람들은 국적 불문, 지갑이 비었을 때보다는 돈이 들었을 때 주인을 찾아주는 경향이 강했던 것.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40개국 355곳의 도시에 1만7303 개의 지갑을 뿌렸다. 지갑은 내용물이 보이도록 투명하게 디자인했고, 안에는 명함 석 장과 열쇠, 그리고 손으로 쓴 메모를 넣어 두었다. 메모에는 장 볼 것들(쌀, 우유, 바나나…)이, 명함에는 그 나라에서 일반적인 남자 이름(예를 들어 러시아라면 드미트리 이바노프, 인도네시아라면 토노 헨드리안타…)과 함께 프리랜스 소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업과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어떤 지갑에는 현금을 넣었다. 미화 13.45달러, 한화로는 만 오천 원 정도였다.

연구진은 우체국, 호텔, 미술관, 극장, 경찰서 같은 곳에 들어가 안내 데스크의 누군가에게 지갑을 내밀며 말했다.

“길에서 주웠어요. 제가 너무 바빠서 그러는데, 좀 맡아서 주인에게 돌려주시겠어요?”

그 결과 페루와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빈 지갑을 맡았을 때보다는 돈이 든 지갑을 맡았을 때, 주인을 찾아주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현금이 든 지갑을 맡은 사람들 중에 명함에 있는 주소로 이메일을 보낸 비율은 51%, 반면 소지품만 든 지갑을 맡은 사람들 중에는 40%만 연락을 시도한 것.

연구진은 액수가 올라가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폴란드, 영국, 미국에서 다시 실험을 진행했다. 미화 94.15 달러, 한화로 약 십만 원을 넣은 지갑을 추가한 것. 그 결과 사람들은 돈이 많이 든 지갑일수록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 지갑을 주운 사람이 연락한 비율은 46%, 만 오천 원이 든 지갑을 주운 경우는 61%, 그런데 십만 원이 든 지갑을 주운 사람들 중에는 72%가 메일을 보내왔던 것.

논문 저자 중 한 사람인 미시간 대학교의 알라인 콘 교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걱정한다”면서 액수가 올라갈수록 지갑을 돌려주려고 애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거기에는 또 자신을 좋은 사람, 정직한 사람으로 여기고 싶은 마음도 작용한다. 지갑에 돈이 없으면, 돌려주지 않더라도 별 거리낌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십만 원이 든 지갑이라면, 훔쳤다는 느낌이 들기 쉽다는 것.

이번 실험에는 미화 60만 달러(한화로 약 7억)가 들었다. 스위스의 경제 연구소 GDI가 자금을 지원했으며, 실험 과정에서 지갑을 습득하고 이메일을 보낸 이들은 감사 인사와 함께 “주인은 이미 떠났으니 현금은 가지거나, 기부하세요”라고 적힌 답장을 받았다.

연구 결과(Civic honesty around the globe)는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실렸고, 미국 ‘뉴욕 타임스’ 등에 보도되었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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