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탈모①] 가늘어진 모발, 줄어든 숱…여성 탈모 원인은?

[사진=Kayocci/shutterstock]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는 보통 남성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들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상 남녀 비율이 크게 다르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년 병원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탈모 환자 21만5015명 가운데 여성이 9만 5170명으로 무려 절반에 가까운 44.3%였다. 하지만 이는 병원 내원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실제로는 탈모 고민 여성이 대략 5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여성 둘 중 하나, 두피 건강으로 고민

두피 건강은 탈모 예방의 가장 기본이다. 척박한 토양에서 식물이 잘 자랄 수 없듯 건강을 잃은 두피에서 자라는 모발은 힘이 약할 수밖에 없다.

두피 건강을 걱정하는 여성은 생각보다 많다. 2017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조사한 한국 여성 두피 분석 결과에 의하면, 10~70대 한국 여성의 45%만이 비교적 건강한 두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 둘 중 한 명은 두피 고민을 한다는 의미다.

두피 고민의 약 22%는 모발의 밀도가 낮은 탈모 증상에 대한 고민이었는데, 이런 양상은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는 시기 급증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 연령 시기가 더욱 앞당겨지는 추세다.

미세먼지, 스트레스, 다이어트…환경적 요인이 탈모 앞당겨

여성 탈모의 유전적 메커니즘은 남성과 다르지 않다. 여성에게도 남성호르몬이 다량 존재하는데, 이 호르몬이 모낭(털주머니)에 있는 특수한 ‘5α-환원 효소’와 상호작용하면 변형 남성호르몬(DHT)이 생긴다. 이것이 모낭 세포를 공격해 탈모를 일으킨다.

하지만 유전요인보다 두피 건강을 더욱 위협하는 것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여성은 다이어트, 출산 등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영양결핍, 약물 사용 등으로 인해 일시적 탈모를 겪을 수 있다”며 “이를 휴지기 탈모증이라 하는데, 머리가 빠지는 원인이 제거되면 수개월에 걸쳐 정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방치하면 영구적 탈모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는 “담배 연기는 두피로 공급되는 혈류량을 줄여 모발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직접흡연은 물론, 간접흡연도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수면 부족, 비만도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잦은 파마와 염색, 잘못된 샴푸도 두피 건강을 악화시킨다. 파마와 염색 같은 화학적 시술은 두피에 염증을 일으킨다. 적은 머리숱을 감추려고 한 파마가 자칫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 머리를 지나치게 자주 감는 것도 두피의 유·수분 밸런스가 깨져 탈모가 진행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미세먼지와 스트레스, 다이어트는 새로운 탈모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두피과학연구소가 2015년 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중국 시안, 베이징)과 청정 지역(중국 쿤밍)의 여성을 대상으로 피부 상태를 측정해 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에서 두피를 포함한 피부 장벽의 기능이 떨어진 것을 관찰했다. 미세먼지가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간접 입증한 것.

심평원의 2017년 병원이용실태 조사에 의하면 전체 환자의 26.6%가 20~40대 여성이었다.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이 젊은 여성의 탈모를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심우영 교수는 “여성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처럼 민머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며 이마 위 모발선은 유지되지만, 머리 중심부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숱이 적어지며 머리카락 굵기가 부위별로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면서 “머리숱과 굵기에 변화가 왔다고 느끼면 가급적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코메디닷컴과 아모레퍼시픽 ‘려’ 두피과학연구소는 ‘1000만 탈모 시대’를 맞아 8회에 걸쳐 탈모 고민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심층적으로 모색한다. 다음 회에는 탈모를 예방하는, 건강한 두피 관리와 헤어스타일 연출법에 대해 알아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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