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 횟수보단 ‘변 상태’로 변비 여부 판단해야

[사진=beats1/shutterstock]
달고 짠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이런 음식을 즐겨먹는 사람 중 상당수가 이유를 알 수 없는 변비에 시달린다.

‘단짠단짠(달고 짠 음식)’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이는 자칫 소화기 문제로 이어진다. 밀가루에 포함된 글루텐 성분과 설탕에 든 단순당은 소화장애나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짠 음식 역시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만들어 몸속 수분을 감소시킴으로써 변비를 악화시킨다.

매일 변을 보는 사람은 자신이 변비가 아닐 것이라 생각하지만, 배변 횟수가 정상이어도 ‘변의 상태’에 따라 변비 진단을 받을 수 있다.

2016년 ‘로마 진단기준 IV’에 따르면 ▲배변할 때 무리한 힘이 필요한 경우 ▲대변이 과도하게 딱딱하게 굳은 경우 ▲불완전 배변감이 있는 경우 ▲항문직장의 폐쇄감이 있는 경우 ▲배변을 유도하기 위해 대변을 파내거나 회음부를 눌러야 하는 등 손동작이 필요한 경우 ▲배변 횟수가 일주일 3번미만일 경우 등 총 6개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면 변비로 진단된다.

평소 자신의 대변 횟수와 대변 모양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토끼 똥처럼 소량의 변을 보거나 굵고 딱딱한 변을 본다면 변비로 의심할 수 있다. 정상적인 변을 보는 사람은 황금색 바나나 형태의 변을 본다.

다행인 것은 변비 환자 10명 중 9명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그 원인이라는 점이다.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극복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쾌변을 유도하는 전략은 무엇일까?

◆ 3대 영양소 비율 맞춘 식단 짜기= 저탄수화물 식단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탄수화물 섭취를 갑자기 100g 이하로 줄이게 되면 지방 분해 시 ‘케톤’이라는 대사성 물질이 생겨 소변량이 증가하게 된다. 체내 수분이 감소하면서 변이 딱딱해지고 변비가 악화된다는 것.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더라도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은 5:2:3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먹기= 섬유질은 자기 무게의 40배나 되는 수분을 흡수해 변의 양을 늘려주고 부드럽게 만들어 장의 통과 시간을 줄여준다. 미역, 다시마, 톳, 김, 매생이 등의 해조류가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음식이다. 다시마와 미역의 미끌미끌한 성분은 ‘알긴산’으로 윤활제 역할을 해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고 체내 당 흡수를 지연시킨다. 과일과 채소는 수분이 풍부해 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배추, 시금치, 무, 옥수수 등의 채소류, 키위, 배, 포도, 오렌지, 사과 등의 과일류가 특히 섬유질이 풍부하다.

◆ 매일 아침 물 한 컵 마시기= 아침 공복에 차가운 물 한 잔을 마시면 장운동에 도움이 된다. 식사 1~2시간 전 마시는 미지근한 물도 좋다. 식후 차가운 물을 많이 마시면 설사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한다. 이는 분해되지 않은 소화액이 항문과 항문 점막을 손상시켜 추가적인 항문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술도 물변을 보는데 도움을 준다는 오해가 있는데, 오히려 대장의 연동운동을 방해하고 변을 단단하게 만든다.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켜 치핵이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조경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변비에 좋지 않은 기름진 음식을 먹더라도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하면 변비에 걸릴 확률이 적다”며 “다만 식이섬유 섭취량이 갑자기 늘면 복무 팽만, 가스, 복통, 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점진적으로 양을 늘려나가도록 하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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