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는 이제 시작.. 환자 안전이 먼저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가 결국 정부의 허가취소로 서막을 열었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관계자 및 기관들이 줄을 잇고 있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3700여 명의 인보사 투약 환자들은 종양 발생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어 불안감 해소가 시급하다. 정부가 중점 육성하는 바이오헬스 업계에 대한 악재나 경제적인 문제는 오히려 후순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8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 하기로 한 것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최근 환자 및 시민단체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불만이 확산하는 상황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인보사 2액이) 허가받지 않은 세포로 바뀐 사실은 미국 FDA가 밝혀냈다. 하지만 정작 인보사 허가는 한국 식약처가 해줬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식약처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지난 21일 질타한 바 있다.

무엇보다 인보사 투약 환자들의 안전 문제가 초미의 과제다. 식약처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일부에서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에 대해 종양 발생 우려를 제기할 때도 “종양 발생은 없다”고 일축해왔다.

하지만 식약처 조사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제출했고,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기고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신뢰성이 추락하면서 환자 안전 문제가 가장 시급한 이슈로 떠올랐다.

식약처는 28일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들의 이상사례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부작용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27일까지 보고된 주요 이상사례는 183명-311건으로 주사 부위 반응(62건), 주사부위 통증(61건) 등 주로 국소적인 부작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종양과 관련한 이상사례로는 위암 종 등 4건이 보고됐지만 약물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자료만으로는 특정 제품에 의해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확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인보사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로 바뀐 것이 확인됨에 따라 전체 투여환자(438개 병ㆍ의원 3707건 투여)에 대한 특별관리와 15년간 장기 추적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는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사무처장은 지난 21일 “인보사 환자 추적관리를 정부 차원이 아닌, 해당 기업(코오롱생명과학)이 진행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인보사 허가 과정은 물론 관리에서도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미 일부 인보사 투여 환자들은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집단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인보사 관련 주주들의 소송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모처럼 되살아 나고 있던 바이오헬스 산업 전반에 대한 타격도 상당할 전망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는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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