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착각…‘실어증’ 초기 3개월, 치료 골든타임

[사진=alphabe/shutterstock]
뇌졸중이 있으면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실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 3개월 안에 치료하면 대화 가능한 수준으로 극복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

실어증은 뇌졸중의 흔한 합병증이다. 뇌졸중으로 언어를 담당하는 좌측 뇌의 세포가 손상을 입으면 실어증이 나타날 수 있다. 국립실어증협회에 따르면 뇌졸중에서 회복한 환자의 25~40%에서 실어증이 나타난다.

실어증으로 언어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자기장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rTMS)이나 직류전기자극으로 치료한다. 경두개자기자극(rTMS)은 전자기코일로 발생시킨 자기장을 뇌의 특정 부위에 자극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비수술적 뇌자극법이다. 자기장의 자극 빈도를 조절해 대뇌피질의 활성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장 유승돈 교수팀은 뇌졸중 이후 실어증이 나타난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확산텐서영상(tractography)와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언어 이해력 실어증 점수 변화와 좌측 언어 뇌의 설상속(arcuate fasciculus, 언어이해와 언어표현을 연결해주는 부위) 언어영역 크기 변화가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경두개자기자극을 실시한 최근 메타분석에서는 가짜 뇌 자극에 비해 경두개자기자극이 실어증 호전 정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큰 효과를 나타냈다는 점을 밝혔다. 경두개자기자극치료는 언어치료와 함께 시행할 수 있는 중요한 비침습적 치료법이라는 설명이다.

유승돈 재활의학과 교수는 “뇌인지 재활의학과 영상기법이 발전한 만큼 초기에 정확하게 실어증을 진단해야 한다”며 “언어재활치료, 약물치료, 뇌자극치료라는 통합적 접근을 통해 언어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 후 나타나는 실어증은 크게 ‘베르니케 실어증’과 ‘브로카 실어증’으로 나눌 수 있다. 베르니케 영역은 좌측 측두엽에 있으며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 말을 유창하게 할 수는 있지만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단어를 나열하고 남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브로카 영역은 좌측 전두엽에 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제대로 말을 하거나 쓰는 데 문제가 생긴다. 베르니케 실어증과 반대로 남의 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말수가 적어진다.

유 교수는 “실어증은 뇌졸중 후 발생하는 혈관성치매나 우울증, 알츠하이머병과 다르다”며 “기억력에는 문제가 없으나 말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상태로 영화로 치면 영상은 돌아가지만, 자막이나 음성파일이 깨져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실어증은 초기 3개월 치료가 관건이다. 완치는 어렵지만, 첫 3개월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대화가 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치료 횟수와 치료 시간에 비례해 효과 여부가 결정되므로 적극적인 언어치료가 중요하다. 실어증이 심한 환자는 손상되지 않은 우측 뇌의 음악정보 처리 기능을 이용해 멜로디 억양치료를 하고 발성, 대화 기술, 읽기 능력을 향상시켜 대화를 유도한다. 언어치료와 함께 언어기능을 활성화하는 약물치료도 병행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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