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문구, 뭘 적을까.. “건강수명 누리세요”

[사진=Monkey Business Images/shutterstock]

어버이날(8일)을 맞아 부모님께 드릴 선물이나 용돈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그마한 종이에  어버이날 문구도 적어야 하는데, 어떤 내용이 좋을까? 이럴 때 “건강수명 누리세요”가 어떨까?

‘건강수명’은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을 의미한다. 100세를 살더라도 수십 년을 앓아 누워 있다면 ‘장수’의 의미가 퇴색할 수 밖에 없다. 본인 뿐 아니라 온 가족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족 간의 인화도 부모님의 건강수명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한국 여성이 세계 최장수를 누린다는 외국의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팀은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2030년 출생자는 여성 90.8세, 남성 84.1세로 각각 세계 1위로 올라선다고 예측했다.

특히 한국 여성의 57% 이상이 90세를 넘기고, 97% 이상이 86세 넘게 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는  85.7세(여성), 79.5세(남성)이다.  기대수명은 출생자가 출생 직후부터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보건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건강보험도 비교적 잘 정비돼 있고 병원도 쉽게 갈 수 있어 기대수명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수명은 길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의 차이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건강수명을 좌우하는 건강관련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환경적 요인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아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보였고, 그 다음으로 결혼상태(별거, 이혼 등)와 가족구성원 수가 중요 요인이었다.

특히 2인 가족과 5인 이상의 가족과 함께 사는 65세이상 여성은 같은 나이의 혼자 사는 여성에 비해 건강관련 삶의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의 갈등 요인이 여성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결과이다.

‘여자는 혼자일수록 오래 산다’는 말이 이 연구에서 ‘입증’된 셈이다. 노년에도 가부장적인 남편과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가족 간의 갈등이 심하다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 노인은 1인당 평균 2.7개의 질병을 갖고 있어 삶의 질에 큰 지장을 주고 있었다. 관절염, 고혈압, 신경통, 골다공증, 당뇨병 등의 순이었다. 이는 남성 노인의 평균 질병 수보다 1.6배 높은 수치이다. 치매는 본인이 응답할 수 없어 빠진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남성보다 장수한다는 것은 수많은 통계과 연구결과에서 확인되고 있지만 이제는 건강수명이 핵심 포인트이다. 여성의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남성보다 취약한 사회환경적 요인을 개선하고, 치매 등 건강 위험요소를 중년부터 미리 차단하는 게 관건이다.

어버이날 문구에 “건강수명 누리세요”라고 적어 보자. 이는 부모님 뿐 아니라 자녀들도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이다. 건강수명을 위해서는 본인을 비롯해 자녀, 나아가 국가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수십 년 동안 거동을 못하고 누워 지낸다고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건강수명의 의미가 더욱 소중한 어버이날이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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