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 진단, 서양 남성 기준…국내 현실과 달라

[사진=Sasin Paraksa/shutterstock]
한국인을 대상으로 협심증 증상의 남녀 차이를 규명한 국내 최초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협심증은 심근경색으로 진행돼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다. 협심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통증인데, 가슴이 아파 병원을 내원한 환자 중 상당수는 대상포진, 근골격계질환, 호흡기질환, 정신질환 등으로 흉통이 나타난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감별이 중요하다.

그런데 어떤 양상의 흉통이 위험한지에 대한 판단은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기반으로 진료에 적용해왔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흉통의 양상과 협심증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를 발표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조동혁, 박성미, 심완주 교수팀은 흉통을 호소한 환자 154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남성은 전형적이지만, 여성은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협심증이 의심되는 환자 중 가슴 한가운데가 아프거나 계단 오르기와 같은 활동으로 증상이 악화되는 환자는 심혈관 조영술에서 관상동맥혈관 협착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또 남성 협심증 환자는 왼쪽 가슴, 여성은 상복부의 통증을 주로 호소했다. 남성은 쥐어짜는 통증을 호소하고 여성은 둔하고 애매한 통증을 호소하는 차이도 있었다. 증상의 지속시간은 남성은 5분 이내로 짧은 경우가 48.4%로 가장 많았지만, 여성은 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54.6%로 더 많았고 심지어 1시간 이상도 27%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조동혁 교수는 “운동 후 가슴 한가운데 통증이 나타난다면 순환기내과 진료가 필요하다”며 “또 남성은 전형적인 흉통을 호소하는 반면, 여성은 비전형적인 경향을 보여 적절한 진료가 늦어질 수 있으니 보다 세심한 진료가 필요하다. 성별 차이가 크므로 빠르고 정확한 협심증 감별을 위해 남녀 간의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임상 현실에 맞는 진단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완주 교수에 의하면 협심증뿐 아니라 많은 질병들이 서양 남성의 증상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한국인에게 적합한 진단기준을 확립해야 국가 보건의료 수준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여성심장질환연구회를 통해 진행됐고, SCI급 국제학술지인 대한내과학회지에 2019년 수록될 예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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