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결혼이 ‘뉴노멀’인 시대가 왔다

[사진=Ivanko80/shutterstock]
결혼 적령기가 점점 늦춰지는 건 우리만의 일이 아니다. 서부 유럽 지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대가 더이상 결혼 적령기의 표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30대가 결혼 적령기의 ‘뉴노멀(new-normal)’, 즉 새로운 기준이 됐다는 설명이다. 뉴노멀이란 시대별로 새롭게 생겨나는 표준을 의미한다.

영국 통계청이 지난 3월 이러한 경향의 흐름을 조사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1846년 영국 여성들은 25살의 생일이 돌아오기 전에 결혼을 했다. 남성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성은 24.7세, 남성은 25.7세에 평균적으로 결혼생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서구권에서 결혼은 이제 20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번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70년대부터 초혼 연령이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결혼 적령기가 점점 늦어지면서 1999년 이미 남성은 초혼 연령이 30세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여성은 2010년에 이르러 30세를 넘었다.

가장 최근 조사된 2016년 자료를 기준으로, 이성애를 하는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3.4세, 여성은 31.5세로 나타났다. 또 동성애자를 기준으로는 남성이 40.8세, 여성이 37.4세였다. 영국은 2014년부터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영국의 이러한 변화 추이는 다른 서구권 나라들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경제 선진국에 해당하는 유럽 국가들은 초혼 연령이 30대인 특징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결혼 적령기가 좀 더 낮은 편이다. 초혼 시기가 늦춰지는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 인구조사국의 2018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여성의 초혼 연령은 27.8세, 남성은 29.8세로 아직 20대에 결혼하는 추이를 보였다. 하지만 1970년대 미국 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이 20세 전후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연령대가 상당 부분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 이처럼 서구권의 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이유는 국내 결혼 적령기의 연기 현상과 동일한 맥락 안에 있지 않다. 국내에서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어려움, 자녀 교육비 등의 지출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결혼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다면, 유럽 사회의 결혼 적령기의 변화는 동거와 연관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혼 전 동거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결혼 시기가 미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영국 데이터 조사에 의하면 2016년을 기준으로 결혼한 커플의 90%가 결혼 전 동거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아이를 갖는 시기 역시 미뤄지고 있다. 출산 연령도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급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게 이번 데이터의 조사 결과다. 영국에서는 2017년 처음으로 30대 임신 여성이 20대 임신 여성의 수를 넘어섰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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