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항암제 ‘글리벡’ 내성 비밀 풀렸다 (연구)

[사진=위키피디아]
국내 연구진이 표적항암제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의 약물 내성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았다.

가톨릭혈액병원, 울산과학기술원, 충남대학교로 구성된 국내 공동연구팀은 글리벡 내성을 조절하는 ‘GCA(Grancalcin)’ 유전자를 발견하고, TRAF6-ULK1 의존성 자가포식 작용을 활성화하는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찾아 백혈병 쥐 모델을 통해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2001년 국내에 도입된 글리벡은 혈액암 세포에만 발현되는 특정 표적을 공격해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는 획기적으로 높인 최초의 표적항암제이다. 글리벡 개발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는 골수이식을 해야 하는 심각한 질병에서 하루 한 번만 약을 복용하면 장기생존이나 완치도 가능하게 됐다.

다만, 약물의 반복 복용에 의해 약효가 저하되는 약의 내성이 생기면 백혈병 암세포가 무한히 증식하여 1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10%는 처음부터 글리벡 내성으로 치료되지 않는 1차 내성 환자, 20%는 치료에 잘 듣다가 내성이 생겨 재발하는 2차 내성 환자다.

연구진은 그동안 표적항암제 내성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BCR-ABL1 유전자의 점돌연변이가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되지 않은 만성백혈병 환자들에게는 아주 적게 발견되는 점에 주목했다. 5년간의 연구 결과, 이 환자들에게서 GCA 단백질 발현이 증가했으며 글리벡에 내성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GCA 단백질은 TRAF6 단백질을 활성화시키며 ULK1의 K63-연관 유비퀴틴화를 증가시켜 ULK1 단백질을 안정화하면서 활성화시켰다. 이를 통해 세포의 자가포식과정을 크게 증가시켜 지속적인 표적항암제 사용에도 백혈병 세포의 생존율을 높이기 때문에 내성이 유지된 것이다.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김홍태 교수는 “GCA 유전자가 만성 백혈병에 대한 치료제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김동욱 교수는 “그동안 환자들이 글리벡 덕분에 백혈병은 중병도 아니라고 인식될 만큼 표적치료 효과가 높았으나, 환자 10명 중 3명은 약이 듣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로 글리벡 내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가 규명되어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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