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음식만 위험? 식도암 늘리는 뜻밖의 요인들

[사진=Khongtham/shutterstock]

식도암은 음식물이 통과하는 식도의 점막, 점막하층, 근육층 등에 생기는 암이다. 2018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식도암은 2016년 2499 건 발생했다. 위, 대장암에 비해서는 적지만, 상당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식도암은 음식과 큰 관련이 있는데, 잘못된 생활습관이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식도암 발생과 관련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연구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국립암연구소 및 이란 테헤란 의과대학과 함께 이란 북동부 지방의 높은 식도암 발생률에 대해 연구한 결과, 식도암 발생의 6가지 주요 위험 요인을 발견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뜨거운 차와 흡연을 즐겼고, 과일 및 채소의 섭취량이 적었다. 또한 많은 주민들이 평생 수도물이 아닌 물을 마셔왔고, 환기가 제대로 안 되는 집들이 많아 장기간 실내 공기 오염에 노출돼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치아 관리가 부실해 과도한 치아 손실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다.

국제암연구소의 이번 연구는 10년 동안 5만명 이상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국제학술지 위장병학(Gastroente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이 연구는 이란의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했지만 우리나라 식도암 발생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립암센터-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면 식도암 위험이 5-6배 증가한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면 알코올과 담배에 섞인 발암물질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식도암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채소, 과일 등을 적게 먹어 비타민 A, C, E, 나이아신 등이 부족해도 식도암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비타민이나 철분이 부족하면 구강이나 인두, 식도의 점막이 위축되는 플러머-빈슨 증후군을 앓을 수 있다.

위암이나 대장암 예방을 위해 채소, 과일 섭취를 권장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몸의 산화(노화)를 막아주는 항산화물질이 많은 채소나 과일을 자주 먹으면 위, 대장, 식도의 점막이 건강해질 수 있다. 불에 탄 음식에 많은 니트로사민과 같은 발암물질도 점막 손상을 가져와 식도암, 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도암 중 선암은 위식도 역류와 관련이 깊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질환으로 장기적으로 식도점막에 손상을 일으켜 바렛 식도의 원인이 된다. 바렛 식도는 식도암의 전 단계로 정상인에 비해 식도암 위험이 30-40배나 증가한다.

이용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소화기내과)는 “위식도역류질환의 재발과 치료가 반복되면 식도암 위험을 높이는 바렛 식도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면서 “위식도역류질환 증상이 있으면 적절한 진단과 함께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식도는 음식이 지나가는 통로이므로 식도암에 걸리면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삼킬 때 통증이 생긴다. 하지만 식도는 잘 늘어나 작은 식도암의 경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식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음주, 흡연 등 위험 요인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식도암의 검진 방법으로는 식도 내시경 및 초음파 내시경이 최선의 방법이다. 흡연이나 음주를 많이 한 50세 이후의 연령대는 1년에 한 번 이상 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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