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백신 접종률 90% 초과한 스코틀랜드, 자궁경부 병변 90% 줄어

[사진=REDPIXEL.PL/shutterstock]
스코틀랜드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나타나면서 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에딘버러, 에버딘, 스트래스클라이드, 글래스고 칼레도니아 대학교 공동연구팀이 2008년에서 2016년 사이 첫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은 14만 여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HPV 백신 접종 현황을 분석했다. 스코틀랜드는 2008년 HPV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시켜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접종해왔다.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인 자궁경부이형성증(CIN)은 그 정도에 따라 1단계, 2단계, 3단계(CIN1, CIN2, CIN3)로 분류된다. 이번 조사 결과, 가장 심각한 증상인 CIN3에서 증상이 89% 감소했다. CIN2에서 88%, CIN1에서 79% 감소를 보였다.

만 12~13세에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받은 여성은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자궁경부 병변이 훨씬 적게 나타났으며,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여성 또한 자궁경부이형성증 발병이 감소하면서 ‘집단면역’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집단면역은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가지면 그 질병은 전파가 느려지거나,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신마다, 질병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90% 이상의 대다수가 면역력이 있어야 집단면역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HPV 백신 접종률은 매우 높은 편으로 90%를 웃돈다. 올해부터는 같은 연령대의 남성 또한 국가필수예방접종을 통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게 됐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HPV 백신 접종률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며 남성은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매년 50~60% 내외로 보고되고 있다. 그 이유로는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HPV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조사된다.

남성 대상 백신 접종 확대 필요성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 남성은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꾸준히 ‘자궁경부암 백신’이 아니라 ‘HPV 백신’으로 인식해 대상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HPV는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있으나 그 외에도 생식기 사마귀나 항문암과도 관련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는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2가지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 2가 백신 ‘서바릭스’와 4가백신 ‘가다실’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맞게 되어있다. 최근 2세대 백신인 9가 백신이 개발되면서 HPV 52형, 58형 등을 포함해 폭넓게 예방 효과가 있는 9가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전 세계적으로도 호주, 캐나다 등 27개국이 국가 백신을 4가에서 9가로 확대하는 추세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스코틀랜드 역시 2012년 9월 이전에는 2가 백신을, 이후로는 4가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접종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9가 백신을 권고하고 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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