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희망, 면역항암제..”보험 적용이 관건”

[사진=Dmitry Kalinovsky/shutterstock]

국내 항암제 시장이 면역항암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바스틴’, ‘키트루다’, ‘옵디보’ 등 면역관문억제제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전이성 직장암과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에 처방되는 일부 제품은 지난해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암제 시장이 환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면역항암제 위주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키트루다’, ‘옵디보’ 등은 지난해 8월 건강보험이 적용(급여)되면서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면역관문억제제로,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통해 암을 치료한다. 앞으로 ‘타그리소’ 등이 EGFR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급여기준이 확대될 경우 면역항암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면역항암제의 태동은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제임스 P 앨리슨(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암센터) 교수와 혼조 다스쿠(일본 교토대) 명예교수로 부터 출발했다.

이들은 지금까지의 암 치료법인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에서 탈피해 인체 면역력을 높여 몸이 스스로 암을 퇴치하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해왔다. 혼조 교수는 몸 속 면역세포인 T세포의 표면에 발현된 PD-1 단백질을 처음 발견했다. 그의 연구를 바탕으로 암세포와 PD-1 단백질의 결합을 차단하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개발됐다.

면역항암제는 말 그대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치료제로서,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죽이지는 않는다.

이상진 국립암센터 책임연구원(면역치료연구과)은  “우리 몸은 암세포가 생기기 전부터 면역 시스템을 통해 이상 세포(돌연변이 세포)를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면서 “종양이 생기면 면역 시스템이 제거하므로 원칙적으로는 암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암이 발생한다. 면역항암제는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제거하거나,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것을 차단하는 치료제”라고 했다.

암환자들은 면역항암제가 급여화되면 비교적 싼 값으로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부 제품이 폭발적인 매출 신장세를 기록중인 것은 건강보험 적용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급여화가 되지 않은 일부 제품은 돈이 있어야 사용가능하다.

많게는 일 년에 억대가 넘는 약값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살고 있는 집까지 파는 사례가 많다.  환자나 가족들이 모인 환우회 사이트를 보면 “환자도 부자라야 마음껏 신약을 쓸 수 있다”면서 “평생 가족을 위해 고생한 환자 볼 낯이 없다”는 글이 많이 올라 있다.

우상명 국립암센터 생물의약품생산실장은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특정 암종에서는 치료 효과가 매우 높으나 모든 암환자에게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박은정 국립암센터 면역치료연구과장은 “면역항암제들이 환자 치료에 이용되면서 자가면역질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면역세포 표면의 면역관문 인자들의 소실로 인해 치료제의 효과가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했다.

면역항암제가 통할 수 있는 환자들을 정확히 구분하고, 어떤 치료와 병용했을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

면역항암제가 모든 환자에게 ‘희망’이 될 순 없다. 하지만 효과가 검증된 면역항암제는 급여화를 서둘러야 희망의 싹을 키울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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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 2019-09-18 08:48:20 삭제

      빨리 1차 치료제로 허가해야 합니다. 기존 항암제로 몸이 다 망가지고 나서야 면역항암제를 처방 받을 수 있다니 암환자 대부분 노인들인데 그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이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루 빨리 1차 치료제로 허가해서 효과성이 있는 환자는 계속 투여할 수 있게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빨리 유사 치료제를 개발해서 싸게 공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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