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조제실 투명화” vs “규제완화 정책 역행”

[사진=Dmitry Kalinovsky/shutterstock]

국민권익위원회는 약사의 의약품 조제과정을 밖에서 볼 수 있게 약국 조제실을 투명한 구조로 설치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이는 ‘국민신문고’ 를 통해 “무자격자 종업원의 약 조제 등의 약화사고 우려가 있으니, 폐쇄적인 조제실을 투명하게 설치하도록 해 달라”는 민원에 따른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6일 “약사가 아닌 아르바이트생 등 무자격자의 불법조제나 조제실의 위생불량 등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이를 개선하라는 국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경우 약국 조제실을 외부에서 볼 수 있는 투명한 구조로 설치하도록 법령에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법령에는 조제실 설치만 규정되어 있고 구체적인 조제실 시설기준이 없다 보니, 대부분의 약국들은 밀실 구조의 폐쇄적인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신문고에는 “약사는 환자를 응대하거나 그냥 앉아 있고 밀실로 된 조제실에서 무자격자 일반인이 조제하고 약을 전해줬다” 는 내용의 글이 올라 와 있다.

우연히 조제실의 반원모양 구멍을 통해 조제 장면을 목격했는데,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가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있을 지도 모르는 처방전 위에 약들을 부어서 불결하게 조제하는걸 보고 너무 놀랐다는 글도 있다.

국민권익위는 “식당 주방에서 주방을 공개하듯 조제실을 공개하라”는 국민신문고 글도 소개하면서  “이번 권고로 의약품 조제과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동시에 무자격자의 불법조제 등 불법행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27일 “‘약국 조제실 투명화 방안’은 약국 현실에 대한 무지와 행정편의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되었으며, 규제일몰제 도입 등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약사회는 “외국처럼 포장단위 별로 투약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상품명 처방으로 인해 수많은 의약품을 조제실에 구비해야 한다”면서 “오류 방지를 위해 외부에 영향받지 않고 조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무자격자 불법조제는 명백한 약사법 위반행위로 현행 약사법령을 통해서도 충분히 처벌이 가능하며, 정부의 역할은 이러한 위법행위 단속과 철저한 사후관리”라면서 “일부 약국의 일탈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전체 약국의 조제실을 투명화하는 것은 과도한 사회적 비용 지출이며 과잉규제”라고 주장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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