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교육수준과 무관 (연구)

[사진=oneinchpunch/shutterstock]
나이 들어 인지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교육 수준이 높더라도 그 진행을 막거나 속도를 늦추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전문가들 사이에는 교육 정도가 뇌의 퇴화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젊어서 공부를 많이 하면 뇌를 튼튼하게 구축할 수 있다. 따라서 늙어 인지 능력이 감퇴하게 되더라도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은 것이다.

그러나 미국 러시 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교육은 인지 능력 저하, 그리고 치매와 싸우는데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

연구진은 3000 명의 노인을 8년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교육을 많이 받았더라도 일단 인지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막거나 늦추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참가자들 중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은 연구 초반, 다양한 사고력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인지 능력이 감퇴하기 시작하자 ‘얼마나 배웠는가’ 하는 문제는 뇌의 퇴화 속도를 늦추는 데에도, 그리고 치매가 시작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연구를 이끈 로버트 윌슨 교수는 “교육은 노년에 인지 능력이 하강하는 궤도를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분명히 공부를 하는 것은 세포가 한층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일단 인지 능력이 감퇴하면, 그런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왜 교육이 효력을 잃게 되는 것일까?

윌슨 교수는 “아마도 교육이 상대적으로 생애 초반의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생애 후반 무렵.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효과가 미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어렸을 적 학교를 얼마나 다녔는지가 아니라, 지금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윌슨 교수는 “주변 사람들과 활발하게 교유하고, 독서를 열심히 하고, 외국어를 배우고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뇌를 부지런히 사용하라”고 충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Education and cognitive reserve in old age)는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실렸으며, 미국의 주간지 ‘타임’ 등에 보도되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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