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그림 속에 불안감 담는다 (연구)

[사진=Photographee.eu/shutterstock]
환자에게 자신의 병을 그림으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어떤 그림을 그릴까?

최근 연구에 의하면 환자들의 그림은 그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환자가 현재 자신의 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상황을 얼마나 잘 헤쳐 나갈 것인지 등의 여부를 판단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1970년에서 2002년 사이, 환자 그림에 관한 논문들은 매해 평균 0.5편씩 발표됐다. 반면 2003년에서 2016년 사이에는 연평균 5.9편의 논문이 나왔다. 최근 들어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 연구팀도 환자 그림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총 101편의 기존 논문들을 메타 분석한 것. 해당 논문들은 27가지의 질병 카테고리와 29개국 환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담겨 있다.

심장마비 환자들에게 자신의 심장을 꾸준히 그려보도록 한 실험에서는 환자의 불안감이 커지거나 직장으로 복귀하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심장 그림의 크기가 증가하는 특징이 드러났다.

뇌 부상을 입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손상된 뇌 부위를 크게 표현한 환자일수록 회복이 더디고, 삶의 질은 떨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자신의 신장을 크게 그릴수록 불안감이 크고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그림 크기는 물론, 그림 주제 맞히기, 왜곡 혹은 누락된 부분 찾기, 색깔 활용, 얼굴 표정 분석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논문들도 있었다.

건강한 아이와 아픈 아이의 그림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아픈 아이들이 인간 형상의 특색을 적게 표현하는 특징이 확인됐다.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은 특히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들을 많이 그리는 경향이 있었다.

신체질환은 물론 정신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도 있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건강한 사람들보다 색의 활용 빈도가 약했고, 그림에 특색이 없거나 텅 빈 공간이 많은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환자 그림을 분석하는 일관된 방법론이 아직 없다는 점에서, 메타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림 분석이 환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임상적 개입을 위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A systematic review of patients’ drawing of illness: implications for research using the Common Sense Model)은 ‘건강 심리학 리뷰(Health Psychology Review)’에 2018년 12월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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