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감정노동자, 남성보다 우울증에 취약

[사진=Marjan Apostolovic/shutterstock]
여성 감정노동자가 우울증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감정노동을 하더라도 직무 자율성이 높으면 우울감이 감소됐지만, 여성은 직무 자율성과 상관없이 감정노동에 취약했다.

고려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한창수, 한규만 교수팀이 서비스 및 판매직 종사자에서 감정노동과 우울 증상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 중 13.9%가 작년 한 해 동안 일상생활에 지장을 일으킬만한 수준의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조사됐다.

연구팀은 2007년에서 2009년 사이에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4기 데이터를 활용해, 19세 이상 성인 서비스·판매직 근로자 2055명 (여성 근로자 1236명, 남성 근로자 81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우울 증상 경험 여부를 조사했다.

전체 근로자의 42.8%(879명)이 감정노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을 경험한 근로자 중 18.5%에서 우울 증상이 나타났으나 감정노동을 경험하지 않은 근로자에서는 10.4%만이 우울 증상을 경험했다.

감정노동은 여성과 남성 근로자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할 위험을 각각 6.45배, 6.28배 증가시켰다.

특히 여성 근로자에게 더 치명적이었다. 감정노동을 경험한 여성 근로자는 감정노동을 경험하지 않는 여성 근로자에 비해 우울 증상을 경험할 위험이 2.19배 증가했다. 남성 근로자는 감정노동 여부가 우울 증상의 위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지 못했다.

직무 자율성은 남성 근로자의 우울 증상에 보호 요인으로 작용했다. 남성 노동자는 감정노동을 경험하면서 직무 자율성이 낮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만 우울 증상의 위험이 2.85배 증가했다. 감정노동이 있지만, 높은 직무 자율성을 갖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는 우울 증상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여성은 감정노동과 직무 자율성 간 상호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한창수 교수는 “특히 감정노동을 경험하는 여성 근로자들이 우울증 발생의 위험으로부터 취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기업이나 정신 보건 정책 입안자들은 서비스 및 판매직 근로자의 감정노동 경험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18년 9월, SCI급 국제학술지인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에 개재됐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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