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치과 치료, 언제가 적기일까?

[사진=Garnet Photo/shutterstock]
임신하면 모든 게 경계 대상이 된다. 태아에게 해롭지 않을까? 치과 치료도 마찬가지다.

이런 생각에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산모는 임신 전 또는 결혼 전에 미리 치아 점검을 받아 두는 것이 보통이다. 임신 중에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은 태아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전 진료를 통해 되도록 치과에 갈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치과 전문의들은 사전 진료는 바람직하지만 혹시나 임신 중 치아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치료를 미루거나 거부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초기-후반기 제외하면 치료 가능

임신 중 되도록 치과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일반 상식처럼 알려져 있기까지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임신 중에는 심장 박동수와 적혈구 숫자가 늘고 숨이 차는 현상이 일어나 자칫 치과 치료가 산모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아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만약 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산모도 안정기일 때, 태아에게도 가장 적게 영향을 주는 시기에 치료해야 한다.

임산부의 치과 치료는 언제 받아야 할까? 태아의 기관형성이 되는 임신 1기(1주~13주)와 분만이 가까워지는 임신 3기(28주~출산)는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이므로 치과 치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치과 치료는 초기와 후반기에 비해 비교적 안정기라 할 수 있는 임신 2기(14주~28주)에 받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1기나 3기일 경우에도 방사선 검사를 제외한 간단한 구강관리, 임상검사 등은 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할 때는 간단한 응급처치까지도 가능하다. 치아나 잇몸이 불편할 때는 무조건 참거나 진통제를 먹지 말고 즉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임신부 치은염 위험 커, 평소 관리 중요

임신 초기와 중기에는 일명 양치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 양치덧이 심하고, 임신 말기로 가게 되면 몸이 무거워지면서 양치질에 소홀해질 수 있다. 하지만 임산부는 일반 여성보다 치은염 발생률이 훨씬 높다. 치은염을 발생시키는 세균 수도 높아지고, 호르몬 분비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임신 중기에 치은염을 유발하는 세균 수가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55배가량 높다. 잇몸의 염증을 악화시키는 호르몬의 수치도 증가해 잇몸이 매우 붉게 증식하는 임신성 육아종 등이 생기기 쉽다.

임신 중에 치석과 치태 같은 세균성 자극물이 쌓여가는데 입덧 등으로 인해 산모들이 구강 관리를 소홀히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임신성 육아종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건드릴 때마다 출혈이 일어나고 음식을 씹을 때 심하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출산 후에도 섬유성 덩어리로 그대로 남아 최대한 빨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을지병원 치과교정과 고수진 교수는 “임신 중에 잇몸 출혈과 이가 들뜨는 잇몸질환으로 고생하면서도 진단을 미루다가 임신 말기에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거나 출산 후에 아예 어금니를 뽑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며 “잇몸질환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지만 방치되었을 때 치료 효과도 떨어지고 치료 기간도 더 길어진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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