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주목할 만 한 암 연구 5

[바이오워치]

[사진=Photographee.eu/shutterstock]
2018년은 진단부터 치료까지 암 연구가 두드러진 해였다. 옵디보, 키트루다 등 면역 항암제의 성과에 힘입어 면역 항암제 원리를 최초로 규명한 두 면역학자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최근 의료 패러다임이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로 옮겨가면서 암 연구에서도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지는 지난해 활발히 이뤄진 연구 중 2019년 큰 도약이 기대되는 5가지 암 관련 연구를 꼽았다.

1. 면역항암제, 반응하느냐 반응하지 않느냐?

2018년은 그 어느 때보다 면역 항암제 연구가 활발한 해였다. 면역 항암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CAR-T, 종양 침윤 T세포(TIL) 치료 등을 포함한 다양한 면역 항암제가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특히 2018년엔 TIL 치료가 전이된 유방암에서 성공적으로 종양을 완전 관해 했다는 연구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 등록된 면역 항암제 관련 임상만 2500건 이상이다.

면역 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효과가 뛰어나고, 다양한 암종에 적용될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지만, 면역 항암제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가 있다. 바로 면역 항암제가 어떤 환자에겐 잘 반응하지만, 나머지 대다수 환자에겐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면역 항암제는 약 20~30%의 환자에게서만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2018년)부터 전 세계 연구팀들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아직 명확한 답이 나오진 않았지만, 2019년엔 해결의 실마리가 될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액체 생검, 더 많은 근거 정확도 높아질 것

2018년 액체 생검 산업은 급속한 성장을 보였다. 액체 생검은 피검사로 암 유전자를 신속히 진단하는 방법으로, 신약 개발 속도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진단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 액체 생검 시장은 2022년 20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액체 생검을 이용하면 빠르고 저렴하게 암을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항암제 반응이나 종양이 되살아나는지 여부도 쉽게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액체 생검 정확도는 논란의 대상이다. 2018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환자 샘플을 두 가지 액체 생검 테스트한 결과 서로 다른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지난 3월 액체 생검 검사로 암 진단이나 모니터링을 권장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액체 생검이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특히 표적 항암제가 발전하면서 고도화된 체액 진단 기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올해엔 영국 코호트 연구 등 액체 생검 기술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연구도 진행될 예정이다. 암 환자 진단과 치료에 적용할 충분한 근거 축적을 통해 액체 생검의 잠재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암 연구, ‘생존’에서 ‘삶의 질’로

2018년은 암 생존자가 경험하는 수많은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두드러진 해였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암 연구는 단연 ‘생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최대한 많은 환자의 생존 방법에 연구가 집중돼 있었던 것. 최근에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암 생존자들이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일들을 연구하는 새로운 분야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암 생존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발표된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 연구는 암 생존자들이 흔히 겪는 부작용, 케모 브레인(항암 치료 후 흔히 나타나는 인지적 기능 저하)이 일어나는 원리를 밝힐 실마리가 됐다.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추후엔 항암으로 인한 부작용을 조절 가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 암과 마이크로바이옴

마이크로바이옴은 2018년 치료 분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 중 하나이다. 장 내 미생물의 총합을 일컫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지난해 다양한 논문을 통해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은 다발성 경화증, 염증성 장 질환, 심지어 알츠하이머 치매와도 연관돼 있다.

암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마이크로바이옴이 화학 항암제 반응에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 어떤 경우엔 치료제 독성을 막는 성분 생산에도 관여한다는 여러 논문들이 발표됐다.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한 논문은 특정 균주가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난치성 혈액암의 진행을 유도하는 면역 시스템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분석했다. 이는 특정 박테리아를 타깃한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해당 질병을 막거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5. 오가노이드, 맞춤형 정밀 암 치료 비밀 병기

오가노이드는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칩 위에 사람 장기를 배양해 사람 몸에 미치는 반응을 실험할 수 있는 일종의 ‘미니 장기’다. 이미 몇몇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약물 스크리닝 기술을 상업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큰 규모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아직 오가노이드가 동물 실험을 대체하거나 약물을 테스트하기 위한 완벽한 수단은 아니다. 예를 들어 결장 등과 같은 특정 종양은 오가노이드로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뇌종양 등은 구현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실험실에서 배양한 오가노이드는 사람의 몸과 달리 항암제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혈액 공급이나 다른 신체 기관과 연결이 돼 있지 않다.

연구자들은 더 나은 생성과 배양으로 실제 몸처럼 정확한 신체 반응을 반영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 개발에 한창이다. 이를 통해 맞춤형 약물 스크리닝에서 오가노이드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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