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셀트리온을 원한다

[바이오워치]

[사진=Comstock Images/gettyimsgesbank]

자회사 셀트리온 헬스케어 회계 이슈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셀트리온 미래 가치는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에 이어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연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획득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청신호가 켜진 상태.

미국 시장은 전 세계 제약시장 규모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최대 시장이다. 매출 규모 만해도 전체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모든 신약과 최고의 제약기업이 몰려드는 곳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3총사 오리지날 약인 레미케이드, 허셉틴, 리툭산의 전 세계 매출 규모는 약 24조 원. 이 중 미국 시장 규모는 약 14조 원에 이른다.

현재 미 FDA가 허가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16개 제품으로 이 중 3개 제품이 셀트리온산이다. 미국 시장에서 한 회사 바이오시밀러가 3개씩 허가 받은 곳은 노바티스와 화이자, 그리고 셀트리온 뿐이다. 글로벌 제약사가 아닌 곳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왜 셀트리온 원하나?

미국 시장, 그리고 미국 암 환자들이 셀트리온을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의약품 시장, 특히 항암제 시장은 고가의 약가와 전쟁 중이다.

미국 유방암 환자가 허셉틴을 처방받을 경우 연간 8만 달러(약 9000만 원)에 달한다. 미국 암 학회(ASCO)에 따르면 항암제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암 환자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미 트럼프 정부는 약가 인하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정책이다. 높은 품질에 합리적 가격, 고가 의약품과 동등한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한 바이오시밀러는 이러한 미 정부의 정책에 가장 부합하는 의약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 앞서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카드를 꺼내든 유럽의 경우 의료 재정 절감 효과와 환자 접근성 확대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영국 국민의료보험(NH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2017년과 2018년 고가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 등 가격 경쟁력이 있는 대체 의약품으로 전환함으로써 연간 약 4700억 원의 의료 재정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유럽의 이런 정책으로 셀트리온도 상당한 수혜를 입었다.

첫 제품이던 램시마는 올해(2018년) 유럽 시장점유율 54%(IQVIA 집계 기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2017년) 4월 출시된 트룩시마는 시장점유율 32%(IQVIA 집계 기준)를 기록했다. 뒤이어 올해 5월 출시한 허쥬마도 프랑스 등에서 입찰 수주에 성공하며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미국도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등 약가 인하 정책을 통해 유럽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유럽에서와 같이 미국에서도 테바(Teva)와 화이자(Pfizer) 등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퍼스트무버로서 확보한 강력한 브랜드와 선도적 입지를 바탕으로 유사한 성장 트랙을 밟아나갈 전망이다.

미국 시장이 기대되는 이유

셀트리온을 가로막던 진입 장벽이 하나씩 허물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병원이 의약품을 구매할 때 보험사로부터 일정 마진을 지급받게 된다. 즉, 합법적인 리베이트인 것. 바이오의약품과 같은 고가의 의약품일수록 리베이트 금액 규모도 클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 램시마를 판매하는 화이자는 지난해(2017년) 9월 오리지널의약품을 판매하는 존슨앤드존슨(J&J)에 리베이트와 관련한 불공정 경쟁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존슨앤드존슨(J&J)은 미국에서 병원에 리베이트 철회 경고와 바이오시밀러 교체 거부에 따른 혜택을 부여하는 등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를 견제하는 활동을 해왔다.

당시 더글라스 랭클러(Douglas M. Lankler) 화이자 수석부사장은 “존슨앤드존슨의 일련의 행동은 BPCIA와 미국의 독점금지법 정신에 반하는 행위”라며 “우리는 환자들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치료법을 통해 혜택을 보고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 소송을 제기한다”고 발표했다.

약가를 낮추기 위해 기업 경쟁을 유도하려 바이오의약품 약가 경쟁 및 혁신법(BPCIA, Biologics Price Competition and Innovation Act)과 독점금지법을 발표한 것인데, 존슨앤드존스가 이러한 정책 기조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

이에 존슨앤드존슨은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에 소송의 각하를 요청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은 “존슨앤드존슨은 보험사와 공급자에 환급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했으며 효과적으로 인플릭시맙 가격을 부풀렸다”며 요청을 기각했다.

이러한 사실은 바이오시밀러 업계에 긍정적 신호로 여겨지며, 장기적으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순조로운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추후 소송결과에 따라 미국에서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이 더욱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HER2 양성 유방암환자에 투약할 수 있는 허쥬마의 경우 다른 치료제에 비해 낮은 가격, 다양한 적응증 등으로 빠르게 미국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쟁 바이오시밀러의 출시 및 허가 지연도 청신호다. 바이오콘과 밀란이 공동 개발한 오기브리는 허가를 받았으나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암젠과 엘러간이 공동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는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화이자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도 FDA로 부터 자료보완 요구를 받은 상태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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