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흐르는 눈물…찬바람 불면 안면마비 조심

[사진=Aleshyn_Andrei/shutterstock]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커지면 높아지는 병이 있다. 최근 5년 사이 15% 이상 증가한 ‘안면마비’다.

안면마비는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손상되어 얼굴 근육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 병이다. 눈썹이 처지고, 이마 주름을 잡을 수 없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게 된다. ‘추운 데서 자면 입 돌아간다’라는 말처럼 입이 한 쪽으로 돌아가면서 양치질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물이 한쪽으로 흘러내릴 수도 있다. 이유 없이 눈물이 계속 흐른다거나, 미각이 둔화되고, 귀 주변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안면마비는 증상이 처음 시작된 시점부터 짧게는 1~2일, 길게는 5일 이상까지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심해진다. 신경 손상 정도는 환자의 나이나 면역력, 당뇨의 기왕력 등에 영향을 받는다. 신경 손상이 심할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초기에 치료를 잘 받아 신경 손상의 정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7~80% 이상의 신경 손상을 보이면, 후유증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4명 중 1명은 후유증 겪어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남상수 교수는 “안면마비가 발생한 직후 3주간의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시기에 적극적 치료를 통해 회복 시작의 시기를 앞당기고 속도를 높이는 것이 이후 후유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신경 손상이 멈추고, 회복이 시작되면 수개월에 걸쳐 증상은 서서히 회복된다. 일정 시기가 지나면 아예 신경재생이 멈춰 더 이상 회복되지 않게 되는데, 6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남아있는 증상은 계속해서 후유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임상에서 안면마비로 내원한 465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경 손상의 정도를 측정한 결과, 그중 27.4%가 80% 이상의 신경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마비 환자 4명 중 1명이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것.

남 교수는 “안면마비 환자들 중에는 틀어진 얼굴과 비정상적인 표정 등으로 자신감을 잃거나,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영향을 받고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면서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기보다는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양·한방 모두 활용

뇌졸중의 징조로도 안면마비가 나타나기도 해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때문에 나타나는 안면마비는 입과 눈 주위 근육만 마비가 되고 이마의 근육은 마비되지 않아 양 이마에 주름이 지어진다. 미각이나 청각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CT나 MRI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뇌질환 때문이 아닌 단순 말초성 안면마비라면 스테로이드제 등 약물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초기에 치료하면 보통 2~3개월 이내에 회복된다. 한방치료로는 혈을 소통시키는 침·뜸·건부항·한약·마사지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통상 침 요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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