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다른 고통, 왜 인지능력까지 떨어질까?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으면 간병은 물론 치료과정을 지켜보는 것만 해도 고통이다. 여기에 환자가 기억력, 판단력 등 인지능력까지 떨어진다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뇌종양(뇌암)의 경우를 보자. 뇌암은 증상이 매우 다양하지만 처음에는 치매나 정신병으로 오인해 정신과에서 오랜 시간을 허비하다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 뇌종양이 커지면 정상적인 뇌기능을 방해한다. 암세포가 커져도 두개골은 늘어날 수 없기 때문에 뇌압이 상승한다. 이로 인해 기억력 및 판단력 상실, 두통, 간질 발작 등 환자의 행동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뇌의 앞부분에 대해 방사선조사를 한 후에도 인지기능의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뇌종양은 머리뼈를 절개하는 수술에 의한 치료가 기본이다. 이를 위해 조직검사를 통해 뇌종양을 확진하게 되는데, 신경외과 의사가 진단과 치료를 담당한다. 폐암이 뇌로 전이된 경우에도 인지능력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유방암 환자가 항암치료 후 인지기능이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주목을 받고 있다. 치매 등으로 악화되는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억력이나 판단력 등에서 장애가 발생해 주목받는 증상이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메디컬센터 암연구소 연구팀은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580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화학 요법 후 6개월 동안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의 항암치료 전과 치료 후의 인지 기능 변화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환자의 연령, 교육 정도, 인종, 갱년기 상태, 독서력, 불안 및 우울 증상 등은 평가에 영향이 없도록 조정했다.

그 결과 항암치료를 한 유방암 환자들(평균 연령 53세)은 같은 연령대의 대조군에 비해 더욱 큰 인지 장애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 화학요법 전과 화학요법 후의 인지능력 상태를 6개월간 면밀하게 관찰했더니 인지 기능이 임상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암 관련 인지기능 저하가 유방암 환자에게 중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국적, 다기관, 전향적 연구 등 다양한 조사 방법을 도입했다. 그럼에도 모든 조사에서 항암치료 치료 후에 인지기능이 떨어진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항암치료 후 기억력, 집중력, 판단 능력이 저하되는 현상은 케모브레인(chemobrain) 으로 불리는데 염증이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만성염증을 유발하는데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활발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인지기능이 급격히 떨어졌다. 따라서 염증 억제 효과가 높은 약물치료를 항암치료 환자에게 같이 사용한다면 인지기능 저하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Longitudinal Trajectory and Characterization of Cancer-Related Cognitive Impairment in a Nationwide Cohort Study)는 지난 9월 미국 임상종양학회 학술지인 ‘임상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렸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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