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20년간 한 자릿수 생존율, 왜 제자리일까?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췌장암은 왜 최악의 암으로 꼽힐까? 흔히 완치의 기준으로 삼는 5년 상대 생존율을 보면 췌장암의 실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20여 년 간 한 자릿수 생존율에 거의 변화가 없다. 10명의 췌장암 환자 가운데 불과 한 명도 5년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1995년과 2015년 대비 생존율을 보면 위암은 42.8%에서 75.4%로 32.6%나 생존율이 높아졌다. 10명의 환자 중 7명 이상이 살아남는다는 의미이다. 대장암도 54.8%에서 76.3%로 21.5% 증가했다. 사망률이 높은 폐암도 11.3%에서 26.7%로 15.4% 증가했다(국가암정보센터 자료).

하지만 췌장암은 20년 동안이나 생존율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1995년 9.4%였다가 오히려 2000년에는 7.6%로 떨어졌다. 2005년과 2010년 각각 8.4%를 유지하다가 2015년 겨우 10.8%를 기록했다. 20년 동안 5년 상대 생존율이 겨우 1.4% 증가했고 평균 생존율은 8.9%에 불과하다.

– 20년간 한 자릿수 생존율, 왜?

다른 암들은 생존율이 껑충 뛰고 있는데, 왜 췌장암은 변화가 없는 것일까? 오히려 2000년에는 생존율이 5년 전보다 1.5%나 떨어지기도 해 심각성을 더했다. 이는 췌장암의 조기 발견 및 치료에 있어 별다른 발전이 없었던 점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암들은 조기 발견 및 치료법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췌장암은 제자리걸음이다.

국내외의 수많은 연구자들이 췌장암에 매달리고 있지만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생물학과 연구팀이 “췌장암 진단에 앞서 진행되는 체중 감소 증상을 통해 췌장암 조기 발견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췌장암에 걸리면 체중이 줄어드는데, 이는 지방과 근육 조직이 점차 소실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했다. 뼈에 붙어 있는 근육의 소실도 서서히 진행된다는 것이다. 췌장 속에 생긴 암은 몸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다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 체중 감소 증상을 어떻게 볼까?

체중 감소는 췌장암 뿐 아니라 다른 암들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러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을 통해 살을 빼지 않는데도 몇 달에 걸쳐 평소 체중의 10% 이상이 줄어들면 건강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암뿐만 아니라 다른 병도 생길 수 있다는 신호인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체중 감소 추이를 갖고 몸의 이상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반인이 체중 감소 증상을 스스로 느낄 정도면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된 경우일 수 있다. 췌장암의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은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수술 가능한 환자는 20%에 불과

췌장암을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암이 췌장에만 있는 경우만 수술이 가능하다. 췌장암은 암이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췌장의 일부나 전체를 절제하고 주변 조직도 함께 제거할 수 있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 만큼, 확인이 됐을 때는 이미 주변의 주요 장기로 암이 침범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는 담관 폐쇄로 인한 황달 또는 십이지장 폐쇄를 치료하거나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완화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키고 암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데 주력한다.

–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췌장암 의식해야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일상적인 암 예방법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한다. 부모와 형제 중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 명 이상 있거나, 발병 연령과 상관없이 두 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성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배부터 끊고 간접흡연도 피해야 한다.

췌장암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은 체중이 빠지는 것도 잘 관찰하는 게 좋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데도 체중이 감소한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건강 염려증’에 빠질 정도로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의심이 들 때마다 의사와 함께 내 몸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게 췌장암 예방에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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