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민간 의료, 공공 의료에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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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eff/shutterstock]

민간 병원 위주 의료 시장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의료 취약지에 사는 많은 노인이 여전히 새벽부터 서울의 ‘빅5’ 대형 병원을 향하고 있지만, 양질의 지역 필수 의료 서비스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창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시민건강증진연구소 소장)은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제1회 공공의료 페스티벌에서 “의료 시장의 변화는 공공 의료의 역할을 재정립할 정치적 기회”라고 했다.

김창엽 교수는 “인구가 적은 지방 도시에 있던 의원, 병원급 의료 기관 대다수가 사라지면서 민간 의료 기관 중심의 의료 시장 곳곳에 파열음이 일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시장 변화가 “제대로 된 병원, 제대로 된 보건 체계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를 불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엽 교수는 공공 의료에 대한 민간 수요가 변화한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획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주민의 요구를 수집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좋은 기획을 통해 지역 주민이 ‘우리 지역에 제대로 된 병원이 있다’는 상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아울러 김창엽 교수는 지역 공공 의료 기관이 의료 기관 중심 시각에서 벗어나 중앙으로부터 의료, 공중 보건 관리 역할을 위임받은 당국(authority)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엽 교수는 “기존 공공 의료 정책은 ‘병원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 질을 높여 지역 주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의료 기관 중심의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각 지역 병원이 공중 보건 당국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어디에서 오고 어떤 이유로 병원을 찾는지, 병원을 더 이상 찾지 않는 환자는 어느 지역으로 가는 것인지 등을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엽 교수는 “공공 의료가 실천해야 할 ‘공공성’은 역사적, 시대적 상황의 구성물”이라며 “현시점에서 의료계 내에 비용 문제, 적정 의료 문제, 소수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면 그것이 곧 사회가 공공 의료에 요구하는 공공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엽 교수는 “기관 위주의 ‘수동태 공공성 강화 운동’에서 지역 구성원, 정책 기획자, 정부가 함께하는 능동적인 공공성 강화 시스템을 갖추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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