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40년 간 유지한 의료 기기 승인 제도 재검토

[바이오워치]

[사진=501K 제도 개선을 발표하는 스콧 고틀립 FDA 국장]

미국이 ‘신속 시장 진입’ 트랙으로 안전성을 입증받지 않은 신규 의료 기기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이식용 의료 기기 피해 사례를 폭로한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료 기기 승인 절차 개선 방침을 발표했다.

스콧 고틀립 FDA 국장은 26일(현지 시간) “의료 기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현대화된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42년간 의료 기기 제품 승인에 적용해온 510K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FDA는 지난 1976년 이래 의회 승인을 받은 이래 510K을 의료 기기 허가 기준으로 사용해왔다. 510K는 ‘최소한의 안전성과 실용성 확보’를 기준으로 의료 기기 제품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허가하는 제도로, 기존 의료 기기에 신기술을 덧붙여 출시하면 제품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더라도 판매 승인을 내주는 부작용이 있었다. 고틀립 국장은 “출시된 지 10년 이상 된 비교 제품으로 신규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 혁신의 쟁점은 신규 의료 기기 신청 허가 제출 시 미국 시장 내에서 유통되는 같은 종류의 비교 제품(predicate device)을 선정해 신규 제품의 안전성을 간접 인증하는 기존 방침을 개선하는 것.

이번 FDA 발표가 있기 전, 최소한의 안전성만을 보장하는 510K 위험성은 미국 내에서 많은 반대 여론을 형성해왔다. 2018년 제작된 미국 다큐멘터리 ‘칼날 위에 서다: 첨단 의학의 덫’은 510K 제도가 판매 승인한 삽입형 피임 기기, 코발트 함유 인공 관절, 다빈치 수술 로봇 등이 막대한 부작용을 일으켰다고 폭로했다.

36개국 59개 언론사 252명의 기자가 참여하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지난 25일 ‘이식 파일(The Implant File)’ 보도를 통해 전 세계 연간 4000억 달러(약 452조 원) 규모를 자랑하는 이식 수술 시장 실태를 고발했다.

ICIJ는 “지난 10년간 540만 명의 이식 수술 환자가 부작용을 겪었고 이 중 50만 명이 이식 장치 제거 수술을 받았다”며 “FDA, 제품 제조사, 외과 의사 모두가 이식용 의료 기기 부작용을 인지하고도 길게는 수 년간 제품 판매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FDA는 이번 510K 개정 계획에 대해 “ICIJ 탐사 보도 이전부터 기획된 일”이라고 밝혔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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