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학자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아기’ 출산 성공”

[사진=허젠쿠이 남방과학기술대학 교수]
중국의 한 생명과학자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기술을 거친 아이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외신은 26일 중국인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가 이러한 주장을 폈다고 밝혔다. 허젠쿠이는 “불임 치료를 받던 7쌍의 부부를 모집, 16개 배아에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했고 현재 한 커플이 출산했다”고 했다.

허젠쿠이 “크리스퍼 기술 이용해 HIV 수용체 제거”

중국 임상시험등록센터(ChiCTR)에 등록된 문건에 따르면, 중국 심천시 소재 남방과학기술대학(南方科技大学) 소속 허젠쿠이 교수팀은 지난 2017년 3월 최초의 유전자 편집 아기를 만들기 위해 실험에 참여할 부부를 모집했다.

연구팀은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을 이용, CCR5 유전자를 제거했다. CCR5 유전자는 에이즈 원인 바이러스 HIV의 수용체다. 허젠쿠이는 “3~5일 정도 된 배아에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했다”며 “22개 배아 중 16개를 편집했고, 이 중 11개 배아가 시험관 아기 시술에 쓰였다”고 설명했다.

허젠쿠이는 “루루(露露), 나나(娜娜)라는 이름의 쌍둥이 여자아이 2명이 건강하게 출산했다”면서도 “부모가 아이의 신원 공개를 원치 않은 상황”이라며 추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허젠쿠이는 오는 27일 홍콩에서 열릴 제2회 인간 유전자 편집 국제 회의에서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허젠쿠이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 편집 실험의 출발점일 뿐 아니라 좋은 표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후속 연구의 방향은 사회적 합의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상조” vs. “공중 보건 위협 제거 해야”

허젠쿠이의 연구 성과는 아직 정식 학술지의 검토를 받지 않았다. 언론은 “허젠쿠이가 보내온 자료를 전문 과학자에게 검토 의뢰한 결과,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물로는 유전자 편집 효과를 증명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전자 편집 아기가 등장했다’는 주장에 과학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소속 유전자 편집 기술자 키란 무스누구 박사는 “인간에 대한 이러한 실험은 도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저명 유전학자 조지 처치 하버드 대학교 교수는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에이즈를 퇴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이는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옹호했다. 이는 중국 내 에이즈 감염 문제가 심각하며, 에이즈 감염자가 구직 및 의료 시설 이용에 심한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

일각에서는 “허젠쿠이 연구팀이 국제 회의를 앞두고 언론 및 학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전략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2015년 12월 미국국립과학원-중국과학원-영국왕립학회가 공동 개최한 제1회 인간유전자 편집 국제 회의에서 ‘임상 적용은 시기상조이지만 인간 배아 연구만은 허용하자’는 취지의 성명이 발표된 바 있다.

현재 영국, 중국 등 일부 국가는 배아에 대한 유전자 편집 연구를 허용하고 있다. 한국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생식 세포, 배아, 태아에 대한 유전자 치료가 금지돼 있다.

맹미선 기자 twiligh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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