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날에 생각하는 이수역 폭행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276호 (2018-11-18일자)

남성의 날에 생각하는 이수역 폭행

며칠째 포털 사이트의 검색 순위에서 ‘이수역 폭행’이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지난주 수요일 밤에 이 주제로 글을 쓰려고 유심히 봤습니다.

당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포털 커뮤니티에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남성들에게 폭행당해 두개골의 뼈가 보일 정도로 다쳤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이 내용이 청와대 신문고에 올라가면서 수많은 누리꾼들의 공분을 일으켰지요.

사건이 한쪽의 주장인데다가 새벽 4시에 술집에서 일어난 점에서부터 피해자 부상 부위가 뼛속까지 보인다고 말한 것이 의학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아 ‘판단 보류’를 했습니다. 인터넷 기사에도 “수사결과를 보고 판단하자”는 댓글들이 있었지만 쏟아지는 비난에 묻혔습니다. 현재까지 경찰 수사 과정과 양쪽의 주장 등을 종합하면 사건의 동기, 과정 등에서는 일단 여성의 주장에 거짓이 많더군요. 마지막으로 남성이 계단에서 차거나 밀었는지, 여성이 몸부림치다가 계단에서 넘어졌는지 밝혀지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듯합니다.

어쨌든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모순을 표출하면서 계속 들끓고 있습니다. 폭력에 관대한 문화, 특히 일부 남성이 여성을 비롯한 약자에 행하는 폭력 탓에 피해자가 끊이지 않는 것이 배경이겠지요. 프레임 사고로 쉽게 단정하는 문화도 퍼져있습니다. 인터넷 언론들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부추기는 기사를 양산하고, 자극적 기사를 우선 유통하는 포털 사이트, 이를 악용하는 꽁지벌레들과 쉽게 편승하는 인숭무레기들이 합쳐져서 벌어진 현상으로 보입니다.

지금 온라인은 ‘남혐’과 ‘여혐’의 싸움이 돼 버렸습니다. 남녀가 힘을 모아서 폭력 문화를 누그러뜨리고 만무방들을 퇴치하는 길이 더 옳을 듯한데….

오늘은 이런 상황에서 맞는 ‘국제 남성의 날’입니다. 남성의 날은 1960년대 소련에서 ‘국제 여성의 날’에 대응해서 “여성 노동자들의 권익을 신장하기 위해 발을 맞춰온 남성들의 공을 인정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보편적 남성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1992년 미국 미주리대학교 남성연구소의 토마스 오스터 교수가 미국, 호주, 몰타의 시민단체들과 “올바른 남성상을 알리고 남성역할을 정립하자”고 주장해서 이듬해부터 95년까지 행사가 열렸습니다. 1999년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제로메 틸룩싱 박사가 “아버지의 날은 있는데 소년, 청소년의 날은 없으니 합쳐서 남성의 날을 정하자”고 주장했고 자신의 아버지 생일인 오늘을 남성의 날로 정했습니다. 이에 앞서 1994년 몰타의 남성권익협회가 부인과 별거 또는 이혼소송 중인 남성은 해외로 나갈 수 없는 법을 철폐하기 위해 2월 7일을 남성의 날로 정했다가 나중에 11월19일로 바꾸었지요.

오늘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이탈리아 등 70개 국가에서 행사가 벌어지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아니라 일반남성으로서 품위 있고 정직하게 사는 모델을 수립하고 △남성이 공동체, 가정, 부부, 육아, 사회 등에서 기여하는 점을 알리며 △남성의 건강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남성에 대한 차별을 알리며 △남녀 관계를 개선하고 남녀평등을 촉진하는 방법을 펼치며 △보다 안전하고 멋진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남성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모멤버(Movember)’와도 연계합니다. 모벰버는 콧수염(Moustache)과 11월(November)의 합성어로 남성들이 콧수염을 기르면서 전립선암, 고환암, 남성 자살 등의 위험을 경고하고 예방하는 국제 캠페인입니다.

올해 ‘남성의 날’ 슬로건은 ‘성인 남성과 소년들이 존경할 긍정적 남성 모델을 만들자’입니다. 남녀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존재일 듯한데, 여성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품격 있는 남성은 어떤 모습일까요? ‘훌륭한 남성’으로 살기 위해 긍정적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여성을 괴롭히는 꽁지벌레, 째마리보다 훨씬 많을 듯한데….


[오늘의 건강상품] 돌아온 명품 프로이바이오틱스

건강선물닷컴 최고 인기상품이었죠? ‘한미참의료인상’을 수상한 대장항문 분야 명의, ‘기쁨병원’의 강윤식 원장이 환자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직접 개발한 상품입니다. 일선 의사들이 기분 좋게 추천한 상품으로 화제를 모았고요. 폭발적 인기에 대량생산을 위해 공장을 리모델링하느라 공급이 중단됐던 점, 강윤식 원장을 대신해서 사과드립니다.

이 제품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따라 한국인에게 필요한 19가지 복합균주를 엄선했고 유산균뿐 아니라 유산균의 먹이까지 포함시켜 장속에서 오래 머물게 한 상품입니다. 환자들에게 권하고, 재주문을 한 어느 의사는 “어떻게 이 성분을 이 가격에…”하고 감탄했지요. 고객들을 기다리게 한 죄로 온라인 최저가, 배송비 무료에 파격 할인 쿠폰을 발행해서 제공합니다. 여러분의 장 건강과 면역력 향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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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1828편 오늘은 프란츠 슈베르트가 천국으로 떠난 날. 슈베르트의 즉흥곡 3번을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연주로 감상하겠습니다. 아마 천국을 느낄 곡인 듯합니다. 암스테르담 피아노3중주단이 피아노 삼중주 2번 작품번호 100번 ‘안단테 콘 모토'(안단테보다 조금 빠르지만 활기 차게)를 연주합니다.

  • 슈베르트 즉흥곡 3번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듣기]
  • 안단테 콘 모토 [암스테르담 피아노3중주단]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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